올 들어 코스피 등 주요국 증시가 되살아나자 증권사들이 앞다퉈 주가연계증권(ELS)을 내놓고 있다. ELS는 주가가 반 토막 나지 않는 한 고수익을 낼 수 있어 상승·횡보장에 각광받는 상품이다. ★본지 4월 5일자 20면 참조
하이투자증권은 6일 홍콩H지수(HSCEI) 등 주요국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4종을 총 80억 원 규모로 공모한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에도 네 차례에 걸쳐 총 200억 원의 ELS 10종을 공모한 바 있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에 이어 유안타증권(003470)·KB증권·한국투자증권도 일제히 ELS 공모에 닻을 올렸다. 유안타증권은 네이버(NAVER) 등을 기초자산으로 3종의 ELS를 120억 원 규모로 모집한다. KB증권은 가장 많은 11종을 각 50억 원 한도로 모집한다. 한투는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미국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딜레이녹인 ELS 상품 2종을 각각 50억 원 한도로 모집한다.
4개 증권사에서 이날 공모를 시작한 ELS는 총 20종, 공모 금액은 850억 원에 달한다. 세전 기준 최저 연 8.00%(하이 ELS 3314호), 최고 연 18.3%(한투 TRUE ELS 15901)의 수익을 제공한다.
ELS는 계약 만기일까지 기초자산의 가격이 정해진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조기 상환 기준일에 기준 가격을 충족하면 정해진 수익률로 조기 상환된다. ‘녹인(원금 손실)’ 구간은 통상 기준가의 45~50%로 설정된다.
증권사들이 ELS 발행에 대거 나선 것은 증시가 올 들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상품 매력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LS 원화·외화 발행액은 6조 75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4조 4000억 원)보다 53.4% 늘었다. 특히 2월(2조 3900억 원)에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 월별 발행액이 2조 원을 넘겼다.
전문가들은 조기 상환 여건이 개선되면서 2분기 이후에도 ELS 발행 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ELS 시장은 조기 상환 자금으로 재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조기 상환에 성공할수록 발행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다. 올해 1분기 ELS 조기 상환액은 8조 7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6조 1400억 원) 대비 31.5% 증가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시장 여건은 1분기보다 더 좋다”며 “코스피가 2분기 중 2350포인트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한 지난해 4분기에 발행한 ELS도 대부분 조기 상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