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習 "中·유럽관계 새 동력"… 마크롱 "러 설득 기대"

■시진핑 3기 유럽 정상 첫 방중

習 "진정한 다자주의 실천해야"

'美·유럽 사이 균열 의도' 분석

"핵전쟁 반대" 속 러 언급 안 해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열린 국빈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베이징에서 정상회담과 만찬을 한 뒤 7일 광저우로 이동해 현지에서 다시 한번 회동한다. 로이터연합뉴스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열린 국빈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베이징에서 정상회담과 만찬을 한 뒤 7일 광저우로 이동해 현지에서 다시 한번 회동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6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교류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시 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양국이 이를 실천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역할을 언급하며 “중국이 러시아를 정신 차리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만났다. 취임 후 세 번째 방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2019년 11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다시 중국을 찾았다. 두 정상 간 만남은 케빈 매카시 미 하원 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회동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국이 여러 경로로 대(對)중국 압박을 강화하는 와중에 프랑스가 다소 거리를 두는 행보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중국을 견제하는 구도를 짜는 상황에서 프랑스를 통해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이에 균열을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양국 간 무역량이 급성장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해 중요한 성과를 냈다”며 “기후변화, 아프리카 발전 등에서도 소통하고 협력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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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오늘날 세계는 심각한 역사의 변화를 겪고 있다”며 “중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 다극화, 국제 관계 민주화의 확고한 추진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큰 방향에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세계의 평화·안정·번영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연합(EU)과 협력해 모든 수준에서 교류를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를 이성적으로 이끌어달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국제사회) 안정에 타격을 줬다”며 “모든 주체를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는 데 있어 당신(시 주석)을 의지할 수 있음을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속적인 평화를 찾아야 한다”며 “나는 이것이 프랑스와 유럽의 문제인 만큼 중국에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시 주석이 러시아에 핵무기 비확산에 관한 국제 규칙을 준수하도록 압박해줄 것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핵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중에는 에어버스, 알스톰,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전력공사(EDF) 등 프랑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동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우리를 분리해서는 안 된다. 중국과 상업적 관계를 계속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버스는 중국에 여객기 최종 조립을 위한 두 번째 생산라인을 세워 중국 내 생산능력을 2배로 키운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국빈 만찬 후 7일 광저우에서 재차 회동할 예정이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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