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비빔면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냉면 등 각종 외식비용 부담이 늘면서 올해 비빔면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위 농심이 '배홍동' 브랜드를 쫄면으로까지 확장하며 부동의 1위 팔도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서다.
11일 농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배홍동비빔면'의 매출(출고가 기준)은 55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전은 '배홍동쫄쫄면'에서 나왔다. 지난 2월 출시한 배홍동쫄쫄면은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같은 기간 4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로써 배홍동 브랜드의 올해 들어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75% 성장한 1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팔도 '쫄비빔면', 오뚜기 '진짜쫄면' 등 경쟁사가 고전하고 있는 쫄면 시장에서 농심이 배홍동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초반 승기를 잡은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특히 신제품 출시로 기존 제품의 매출이 감소하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 잠식) 없이 배홍동쫄쫄면과 배홍동비빔면이 함께 성장했다는게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농심 관계자는 "배홍동 제품력을 기반으로 초반 승기를 이어가며 비빔면 시장 역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18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이 1만 원을 돌파하는 등 외식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비빔면 시장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경쟁도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빔면 시장점유율은 팔도가 53.3%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농심(19.1%)과 오뚜기(11.4%) 등의 순이다. 여기에 최근 하림산업도 '더미식 비빔면'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배홍동쫄쫄면 호조로 농심은 3위 오뚜기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전국 각종 축제와 리조트를 순회하며 배홍동 시식행사를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오뚜기는 가수 화사를 진비빔면 모델로 발탁하고 주 소비 연령층 낮추기에 나섰다. 팔도 비빔면은 내년 출시 40주년을 맞아 제품 리뉴얼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뜨거운 국물라면 매출이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여름철 비빔면을 통해 실적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