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홍준표, 김기현에 “안 될 사람 대표 만들었더니 느닷없이 뒤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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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련해 당에 쓴소리를 해온 홍준표(사진) 대구시장이 끝내 국민의힘 상임고문에서 해촉됐다. 홍 시장은 김기현 대표를 겨냥해 “되지도 않을 사람을 밀어 당 대표 만들어놨더니 느닷없이 뒤통수나 친다”며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상임고문직 해촉 절차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임명도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거쳐서 한 것인데 해촉도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최소한 협의는 거쳐야 한다”며 ”검사장까지 지낸 법조인이 기자 앞에 나와서 ‘당 대표 직권으로 했다’고 한다. 어이없는 짓”이라고 공박했다.

홍 시장은 “그런 자질구레한 것 나는 따지지 않는다. 그거(상임고문직) 안 해도 얼마든지 당무에 관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대표나 대변인 두 법조인이 절차도 무시하고 기분 내키는대로 당 운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따졌다. 상임고문 해촉은 지도부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김 대표는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그는 “비판하는 당내 인사가 한둘이 아닌데 그들도 모두 징계하시는 게 어떻겠느냐”며 “문제 당사자에 대한 징계는 안하고 나를 징계한단 말이냐”고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입당 30여년만에 상임고문 면직은 처음 들어본다”며 “참 어이없는 당이 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강단있게 당대표를 하라 했더니만 내가 제일 만만했는지 저한테만 강단있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상임고문 면직이라는건 처음 들어본다”며 “정당에서 당내 구성원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로 몽둥이 찜질하는 걸 넘어서 이제 상임고문 면직까지 나온다”고 공세에 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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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태영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태영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검사장 출신의 유상범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김기현 대표가 홍 시장 해촉 결정을 밝힌 뒤 기자들과 만나 “해촉 절차는 최고위 의결이 필요 없고, 그냥 당 대표 결정으로 해촉이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김 대표가 홍 시장을 직권으로 해촉했다는 보도가 줄을 잇자 유 수석대변인은 추가 공지문을 통해 “당헌에 따라 당 대표는 당직자 인사에 관해 임면권과 추천권을 가진다”며 “상임고문 위촉은 의결이 아닌 협의사항이고, 해촉은 협의조차 필요 없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최고위원 협의를 거쳤다”고 정정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이날 오후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의결사항도 아니고 협의사항도 아니고, 당 대표 직권으로 할 수 있는데 김 대표가 이걸 협의했다”며 “홍 시장이 상임고문 중에 유일하게 지자체장을 하시기 때문에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반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당헌 30조에 근거한 당 대표 자문기관이다. 위촉은 당 대표나 대통령후보가 최고위 협의를 거쳐서 할 수 있고, 해촉은 명문 규정이 없다.

이달 3일 김 대표는 전 목사와 설전을 벌이는 홍 시장을 겨냥해 “지방자치 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 일에만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홍 시장은 자신이 당의 상임고문임을 강조하며 “중앙정치의 정당이나 이런 데 관여해 달라고 자기들이 임명한 것이 아닌가. 그게 권한과 책무”라고 반박했다.


김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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