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유산인 경복궁은 낮 뿐만 아니라 밤도 아름답습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경복궁 별빛야행’을 진행합니다. 행사기간은 4월15일부터 5월 13일까지입니다. 소주방에서 국악공연을 즐기며 임금님의 수라상을 맛보고 또 전문해설사와 함께 경복궁 북쪽권역을 둘러보는 코스입니다. 시간은 110분 정도 소요됩니다.
둘러보는 코스에는 외소주방, 자경전, 함화당, 장고, 집옥재, 건청궁, 향원정 등이 있습니다. 지난 13일의 사전 행사를 다녀온 후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사진과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경복궁을 보다 가까이 느끼시길 바랍니다.
‘경복궁 별빛야행’을 위해 민속박물관 광장에서 모입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수신 이어폰을 지급받습니다. 안내 리플릿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경복궁 동측 입구를 통해 들어서면 소주방 앞에 이렇게 궁궐 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별빛야행’을 인도해 주실 분입니다. 과거 조선시대로 돌아간 분위기입니다.
‘경복궁 별빛야행’의 첫 장소인 외소주방으로 들어갑니다. 소주방은 임금의 수라와 궁중의 잔치음식을 준비하던 궁중 부엌입니다. 내소주방, 외소주방, 생물방 등 3구역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내소주방은 임금의 수라를 만들던 곳이며 외소주방은 궁중의 잔치, 고사 음식을 차리던 곳입니다. 생물방은 임금의 간식인 과일과 떡을 차리는 곳입니다. ‘별빛야행’에서는 외소주방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15년 복원된 외소주방은 마당 주위로 건물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안쪽은 공연을 위한 무대입니다. 건물에서는 저녁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각자에게 1인상이 제공됩니다.
식사 도중에 이렇게 국악공연을 합니다.
도시락 형태로 보자기에 싸여 운반됩니다.
1인상의 내용입니다. ‘도슭수라상’이라고 합니다. ‘도슭’은 도시락의 옛말로 왕과 왕비에게 올리던 최고의 일상식인 12첩 반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음식입니다.
후식입니다.
외소주방을 나오면 등을 나눠줍니다.
관람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경복궁(북측권역) 야간 탐방이 시작됩니다.
외소주방을 나와서 자경전으로 이동합니다. 멀리 광화문광장을 둘러싼 빌딩들이 야경을 뽐내고 있습니다. 경복궁 안도 그만큼 화려합니다.
자경전입니다. 자경전은 어느 곳보다 화려합니다. 조대비로 불린 신정왕후(헌종의 모친)가 경복궁에서 거처하던 곳입니다. 조대비는 고종의 즉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대우가 남달랐습니다.
자경전 뒤쪽 십장생 굴뚝입니다. 자경전 뒷담과 굴뚝을 함께 배치했는데 벽에는 십장생 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훼철에도 무사히 살아남아 현재 보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함화당입니다. 고종이 외국사신을 접견하는 등 편전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옆에는 집경당이 붙어 있습니다.
경복궁 내 장고입니다. 장고는 궁중 연회나 제례에 쓰이는 장을 보관하던 곳입니다. 관리책임자는 ‘장고마마’라고 합니다. 일반에게는 공개하지 않는 곳인데 ‘별빛야행’에서는 공개됩니다. 사진의 모습은 장을 관리하는 장고마마와 나인의 작은 극이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장고에 독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원래 장고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훼철됐습니다. 2005년 복원된 후 전국에서 독을 수집했다고 합니다.
고종이 서재 등으로 사용하던 집옥재입니다. 가운데가 집옥재고 왼쪽이 8각형 2층정자인 팔우정, 오른쪽이 협길당입니다. 조선말을 기준으로 선진문물인 중국풍이 섞인 건물입니다.
집옥재 내부 모습입니다.
팔우정 1층 내부 모습입니다.
집옥재 벽면에 봉황이 조각돼 있습니다.
옆에서 바라본 집옥재입니다.
경복궁의 가장 북쪽 부분에는 건청궁이 있습니다. 경복궁내 다른 건물과는 달리 양반가옥 살림집 형식인 것이 특징입니다. 사진은 사랑채인 장안당입니다. 우리 전통가옥은 사랑채와 안채로 나눠지는 데 사랑채는 남자쪽이, 안채는 여자쪽이 사용하는 곳입니다.
건청궁의 안채인 곤녕합입니다. 명성왕후의 거처였는데 바로 1895년 을미사변의 장소입니다.
건청궁 바로 앞에 있는 향원정이 멀리 서울시내 불빛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습니다. 연못을 파고 정자를 세우면서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취향정부터는 경복궁의 후원 구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향원정을 배경으로 취향교 위에서 임금(고종)과 내관이 조선의 부활을 상징하는 작은 극을 공연중입니다.
건청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전등이 가설된 곳입니다. 1887년이라고 합니다. 향원정 앞에는 ‘한국의 전기발상지’라는 표지석이 있습니다.
‘경복궁 별빛야행’을 마치고 일행들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문을 나서면서 오늘 행사가 끝났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