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韓·中, 전기차 불모지 日서 '진검승부'

현대차, 올 코나 일렉트릭 출격

비야디는 2종 출시해 세력 확장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 제공=현대차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 제공=현대차




전기차 시장 라이벌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차(005380)와 중국 비야디(BYD)가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진검 승부에 나선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1억 2000만 명에 이르는 내수 규모에 비해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느려 또 다른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비야디는 모두 일본에서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내놓고 있다. 통상 일본 시장은 도요타 등 내수 완성차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워낙 커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린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만큼은 사정이 다르다는 게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판단이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앞세워 일본에 재진출했다. 온라인으로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를 판매하며 도쿄·나고야·후쿠오카·교토 등 주요 도시에 오프라인 거점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안에 코나 일렉트릭도 현지에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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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 아토3. 사진 제공=비야디비야디 아토3. 사진 제공=비야디


비야디는 올해부터 일본에 진출하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등 전기차를 팔기 시작했다. 올해 전기 신차 2종을 출시하고 전시장을 20개 이상 열기로 했다. 또한 2025년까지 일본에 100곳 이상 대리점을 보유하겠다는 목표다. 비야디는 태국·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테슬라를 제친 비야디가 아시아 중심의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다”면서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곳곳에서 현대차와 전기차 선점 경쟁을 본격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사가 특히 일본 시장에 공들이는 것은 현지의 전기차 전환이 상대적으로 뒤처졌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전체 신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전기차 판매 대수는 총 5만 9000대로 한국(16만 대)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위주의 차종 전략을 펼쳐온 만큼 전기차로는 승산이 있다는 게 현대차의 분석이다.

반면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현지 전기차 시장이 경차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 환경이 복잡하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본에서는 경차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비야디는 올 1분기 일본에서 252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162대) 역시 아직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요타가 최근 전기차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면서 “현대차도 현지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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