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단독] '코인 돈줄' 된 케뱅…신용대출 4조, 업비트 갔다

◆대출 60%가 업비트 이용자…2년새 12배나 치솟아

투심과열 한달간 5000억 대출도

시장 침체에 연체율 국내銀 두배

케이뱅크 사옥. 사진 제공=케이뱅크케이뱅크 사옥. 사진 제공=케이뱅크






케이뱅크가 총신용대출의 60%를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 이용자에게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업비트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되는 대출은 2년 6개월여 동안 4조 1000억여 원에 달했다. 접근성이 쉬운 인터넷은행 신용대출이 사실상 코인 투자의 자금줄이 된 셈이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케이뱅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업비트와 연결된 케이뱅크 계좌를 보유한 차주가 케이뱅크에서 받은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4조 948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케이뱅크 총신용대출 8조 2140억 원의 60.3%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 2020년 말 업비트 연계 계좌 보유 차주의 신용대출 잔액(4132억 원)보다 12배 가까이, 전년(3조 5593억 원) 대비로도 39.0% 증가한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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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유례없는 암호화폐 활황기와 2022년 급격한 침체기 속에서 투자자들이 대거 은행 대출을 받아 ‘빚투’에 나선 것이다. 케이뱅크는 2020년 6월 국내 암호화폐 시장점유율 80%인 업비트와 실명 계좌 발급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자들은 케이뱅크 계좌를 통해 업비트에 입출금한 자금으로 암호화폐를 매매했고 업비트는 그 대가로 케이뱅크에 수수료를 지급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로부터 2021년 292억 4500만 원을, 지난해에는 139억 2000만 원을 수수료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가 업비트 이용자에게 내준 대출금이 업비트, 즉 암호화폐 시장으로 흘러간 정황도 확인됐다. 2020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월별로 케이뱅크에서 업비트로 입금한 적이 있는 케이뱅크 신용대출 차주를 분석한 결과 당월 신규 신용대출 규모와 업비트 입금 규모 간 상관계수는 0.99에 이르렀다. 상관계수는 두 변수 간 연관성을 나타낸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연관성이 높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며 투자심리가 과열되기 시작했던 2021년 4월 당시 업비트 입금 이체 기록이 있는 차주에게 케이뱅크는 4월 한 달 동안만 5000억 원에 육박하는 신용대출을 신규로 내줬다. 해당 차주들은 같은 기간 업비트로 6000억 원을 입금했다. 이렇게 2년 반 동안 업비트 투자자들이 대출받은 돈은 업비트로 입금된 돈의 84%인 4조 1032억 원에 달했다.

문제는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빚을 내 투자한 차주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연체율도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0.98%로 국내 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연체율(0.46%)의 두 배였다.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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