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돈·버즈2프로 다 필요 없고 엄마 사진 돌려주세요"

항암치료 전 엄마 사진 넣고 다니다 가방 분실한 40대 男

"경찰에 신고 마쳐…기회 줄 테니 제발 사진만 돌려 달라"

어머니 사진을 분실한 A씨가 직접 분실 장소에 남긴 전단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어머니 사진을 분실한 A씨가 직접 분실 장소에 남긴 전단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항암 치료 중인 어머니의 건강했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담긴 백팩을 잃어버린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마포구 용강동 인근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40대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A씨는 "서울 마포 염리초등학교 옆 건물 1층 남자 화장실에서 10일 밤 10시30분 이후에 남색 백팩을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해당 화장실은 오픈된 상가 1층 및 마을버스 대기 장소라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다.

A씨가 애타게 백팩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의 사진 때문이었다. 그는 "손자·손녀에게 항암치료 전 민머리를 보여주며 '스님 같지?' 하시는 저희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제일 행복하고 건강했던 10년 전 사진을 돌려받고 싶다"며 "습득한 분은 알겠지만 사진을 코팅해서 투명 파일로 끼워놨다. 다시 찍을 수 없는 정말 소중한 사진"이라고 말했다.



A씨는 백팩을 도난 당한 상가 남자 화장실 등 사진과 함께 "가방 안에 있던 버즈2프로, 10년 된 지갑 내 현금 약 5만원은 필요 없다"며 "소중한 위 사진과 집 열쇠, 차 열쇠, 은행 관련 등 제 개인적인 물품을 꼭 돌려받고 싶다. 현재 경찰에 신고해 습득자를 1차 특정했고, 정식 접수 전 이 글을 본 습득자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 이 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A씨는 분실 장소에 붙인 전단에서 "사람은 실수하기 때문에 사례도 할 수 있다"고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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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사건을 피해당사자 눈높이에서 상담해주고 수사해주신 경찰관과 인근 수사 협조해 주신 상가 사장님들 정말 감사드린다"며 "가방 찾을 시 100만원을 기부하겠다. 자수 전 수사 후 검거되면 절대 합의는 없고 형사 외 정신적인 민사손해배상 등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부모님 사진 코팅해서 다니는 40대 자식이 몇이나 되겠나. 정말 소중한 물건일텐데 훔쳐 간 사람이 쓸모없다고 어디다 버리진 않았을까 걱정", "소중한 부모님 사진 꼭 찾으시길", "남의 물건 손 안 대는 건 대한민국 '국룰'인데" 등 반응을 보였다.

A씨는 댓글을 통해 "1차로 지구대 경찰분과 확인해 수사 중이며 월요일(17일)에 경찰서에 정식 사건 접수하려고 한다"며 "관심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점유이탈물횡령죄는 유실물이나 분실물 등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습득했을 경우 신속히 공무소에 신고하거나 이전 점유권자에게 반환하지 않고 본인이 소유하거나 타인에게 판매, 대여한 경우 성립된다.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1년의 징역형이나 300만원의 벌금이나 과태료에 처한다.

황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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