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중국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으로부터 지대함 미사일을 대량 구입하기로 한 사실이 확인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 시간) 대만이 곧 미국산 '하푼' 지대함 미사일 400기를 사들이며 앞서 2020년에 미 의회가 승인했던 무기 구매 협정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중국에 '신냉전'을 선포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10~11월 사이 세 차례에 걸쳐 대만에 대한 대규모 첨단무기 수출계획을 승인하며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때 판매가 승인된 무기 중에는 '하푼 해안 방어 시스템'(HCDS) 100대도 포함돼 있었다. 이 발사체 1대당 하푼 블록Ⅱ 지대함미사일 4기(총 400기)를 발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이달 7일 구매자를 밝히지 않은 채 자국 방산업체 보잉과 약 11억 7000만달러(약 2조 5444억원) 규모의 하푼 블록Ⅱ 미사일 400기 주문 계약을 체결해 2029년 3월 생산이 완료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업계 소식통을 통해 이는 대만과의 계약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해당 발표 이틀 전인 5일에는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가 제때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거에도 대만에 하푼 함대함 미사일이 판매된 적은 있지만 해안 방어에 사용되는 지상 발사 형태의 하푼미사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미중관계가 악화하고 대만 해협에서의 중국의 무력시위가 부쩍 잦아진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날 마틴 메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해당 하푼 미사일이 대만에 제공되느냐는 질의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우리는 대만 방어를 위한 장비를 적시에 제공하기 위해 방산업계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하원은 총 190억달러(약 25조 800억원)에 달하는 대만 무기수출 계약을 서둘러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F-16 블록70 전투기, MK-48 어뢰, 팔라딘 자주포 등을 대만에 판매하기로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