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3명이 잇따라 사망한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해 주범인 이른바 ‘건축왕’의 30대 딸도 ‘바지 임대인’으로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수사1계는 사기 등 혐의로 건축업자 A(61) 씨의 딸 B(34)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B 씨에게는 사기 혐의와 함께 공인중개사법 위반과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B 씨는 지난해 인천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보증금 125억 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아버지의 범행에 일부 가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B 씨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 아파트 등 모두 2700채를 보유해 건축왕으로 불렸다.
경찰은 B 씨가 이번 전세사기 사건의 공범으로서 아버지에게 명의를 빌려줘 ‘바지 임대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B 씨는 2013년 아버지 A 씨가 신축한 미추홀구에 있는 오피스텔형 아파트를 자신의 명의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건축왕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해 B 씨 등 공범 51명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으며 이들도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추가 수사 결과 A 씨 일당 전체의 전세사기 혐의 액수는 경찰이 수사 초기에 추정한 266억 원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천에서는 이들 일당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3명이 잇따라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