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불국동 이야기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오늘은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의 여러 이웃 마을 가운데 ‘불국동’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불국동은 경주 토함산 서남쪽에 위치한 행정동이다. 구정동·마동·시래동·조양동·진현동·평동·하동 등 8개 법정동과 이 지역을 대표하는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의 이름을 따서 불국동이라고 한다. 비 온 뒤 운무(雲霧)가 춤을 추는 신비로운 토함산 아래로 비옥한 농경지가 펼쳐지는 곳이다.



불국동에는 우리나라의 자랑이자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뿐 아니라 국보 9점, 보물 8점, 사적과 유무형 문화재 등 보석 같은 문화유산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불국사에는 통일신라의 사찰 가운데 민족 문화의 황금시대를 보여주는 8세기 석조미술인 석가탑과 다보탑·청운교·백운교·금동불상이 있다. 석굴암은 신라 예술의 극치이자 불교미술의 정화로 높이 평가돼 1995년 불국사와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불국사는 임진왜란 때 왜군을 격퇴하기 위한 거점의 역할을 하다가 화재를 겪기도 했다.



불국동의 역사는 신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국사를 중건한 김대성 재상의 가족들이 이주해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이후 불국사를 찾아오는 신도들로 민가가 불어나게 됐으니 참으로 유서 깊은 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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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와 석굴암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면서 불국사역에서 내려 불국사로 가는 길은 국내 최대의 관광단지로 성황을 이뤘다. 그 뒤 점차 관광객이 줄다가 경주 지진으로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던 불국동에 2017년 9월 인구 1만 명이 넘는 경사가 났다. 저출산 현상이 심각해지고 고령 인구가 약 30%를 차지하는 지역임을 고려할 때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불국동에 있는 한수원 사택에 직원들이 입주하면서 불국동 인구가 1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그날은 경주시장까지 참석해서 대대적인 축하 행사도 했다. 본사와 월성원자력본부에 근무하면서 경주에 거주하는 임직원 수는 2500명이 넘는다. 가족까지 헤아리면 훨씬 많은 수가 될 것이다.

거주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관광객이 늘면서 ‘불리단길’도 생겨났다. 대도시 못지않은 개성 넘치는 카페와 식당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주춤했던 불국동이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활력을 되찾고 있는 셈이다.

불국동은 한수원과 지역사회가 상생한 사례 중 하나다. 한수원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재 육성, 문화 예술, 지역 공헌 사업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경주시 중소기업에 저금리로 사업 비용을 대출해주고 기술 지원도 하고 있다. 원전현장인력양성원에서 원전 인력을 양성하고 취약 계층 아동들의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의 전시회를 경주에서 여는 등 대형 문화 예술 행사를 후원하고 있으며 전통시장에서 장보기 행사도 매달 진행하고 있다.

불국동을 알아가는 일, 경주를 알아가는 일은 하나가 되기 위한 길이다. 지역 주민을 이해하고 소중한 이웃을 만드는 일은 사업 추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내 편을 만들고 싶으면 남의 편이 돼줘야 하듯이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지역사회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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