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국민들에게 재차 사과의 뜻을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조기 귀국 압박 수위를 높였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장시간 논의를 진행했다. 의총을 마친 후 박홍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은 토론을 거쳐 전당대회 관련 의혹이 정치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린 일이고 이에 따라 당 지도부가 이미 사과했으나 국민들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리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송 전 대표와 관련해서는 “즉각 귀국해 의혹을 낱낱이, 분명히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그것이 당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국민과 당에 대한 기본 도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에 있는 송 전 대표도 충분히 감안해 향후 본인 입장이나 행동을 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에는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당 지도부가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면 이번에는 소속 의원들의 공식적인 입장을 모아 촉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송 전 대표에 대해 조기 귀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에 대해 “미련을 갖고 뭔가에 집착하는 순간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다 내려놓고 죽기를 각오하고 선당후사를 실천해달라”고 말했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두관 의원은 “자신이 대표를 지냈던 당이 부패 정당의 올가미를 쓰고 사기꾼 소리를 듣는데 계속 버틸 것”이냐며 “당에서 탈당을 명하기 전에 자진해서 탈당하라”고 촉구했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 0.59%포인트 차이로 송 전 대표에게 밀린 홍영표 의원은 침묵을 깨고 페이스북에 “당사자의 신속하고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송 전 대표를 겨냥해 조기 귀국을 압박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송 전 대표의 탈당과 제명 가능성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용민 의원과 장경태 최고위원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자신들의 이름이 담긴 ‘지라시’ 유포자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대장동 50억 클럽 특별검사’ 법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동의안을 당론으로 제출하기로 의결했다. 같은 날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확인했다. 박 원내대표는 “간호법과 의료법은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민생 법안으로 상임위에서 2년 가까운 시간 숙의해 여야가 의결한 것”이라며 “국회의장도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결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세사기 대책과 관련해 박 원내대표는 “내일 오전 중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여기에 정의당 정책위의장까지 함께 대책 마련을 위한 자리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