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구속 실패·宋 귀국…檢 ‘돈봉투 수사’ 연이은 변수에 ‘산 넘어 산’ [안현덕 기자의 LawStory]

24일에 귀국…“사태 책임지고 해결”

“본인 소환 부탁” 즉시 응할 뜻 비춰

구속실패에 영장 재청구 숙제 檢 몫

宋 소환조사 준비까지 시간적 부족

돌발변수에 꼬이는 검찰 수사계획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파리=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산 넘어 산’이다. 핵심 인물로 꼽히는 강래구(58)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21일 기각된 데 이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돌연 귀국 의사를 밝히는 등 변수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강 전 위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자금 조달·전달 경위는 물론 윗선 인지·지시 여부까지 조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연이어 돌발 변수에 직면하면서 전체 수사 계획을 전면 재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3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해 육성으로 공식 입장을 표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 전 대표는 “귀국해 검찰 조사에 당당히 응하고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오는 24일 오후 3시를 귀국 시점으로 제시했다. 특히 “검찰은 저와 함께 했던 사람들은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주실 것을 부탁한다”며 귀국 즉시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강래구씨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강래구씨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 안팎에서는 송 전 대표의 돌연 귀국하는 데 따라 검찰 수사 셈법도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송 전 대표에 대해 앞서 20일 ‘민주당 측에서 신속·공정한 수사를 요청한 만큼 (송 전 대표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히기는 했으나 현재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겨냥한 검찰 수사는 이른바 ‘이정근 녹취파일’ 확보로 급물살을 탔다. 지난 12일 대대적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소환조사·구속영장 청구까지 이어지는 ‘속도전’이었다. 하지만 지난 21일 법원이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없다’며 강 전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수사 착수 이후 처음 꺼낸 구속 수사 카드가 실패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또 회유 정황, 자금 마련 등까지 보강 수사를 통해 강 위원에 대해 재차 구속영장을 발부해야 하는 숙제만 떠안았다. 여기에 송 전 대표까지 ‘귀국 후 지진해서 조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검찰 부담은 한층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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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윤관석 의원실 앞에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검찰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윤관석 의원실 앞에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한 관계자는 “강 전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기 전만 해도 검찰은 해당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꼽히는 송 전 대표가 조속히 귀국하기를 바랄 수 있으나 현재는 아니다”며 “중요 피의자 신병 확보가 실패한 상황에서 송 전 대표가 귀국을 거부했다면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나마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강 전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와 송 전 대표 소환 조사 등을 위한 시간이 검찰에게 있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며 “증언이나 증거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소환조사는 혐의 입증만 더 어렵게 할 수 있어 검찰의 고민이 한층 깊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구속 수사 실패에 송 전 대표 귀국까지 겹치면서 검찰이 ‘시간 부족’이라는 암초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기자회견서 밝힌 의혹에 대한 입장을 최대한 분석해 관련 증거나 진술을 확보하려고 하겠으나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며 “의혹의 시작점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조금씩 입을 열고 있으나 다른 관련자들은 오히려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 현지 기자회견에서 돈봉투를 인지했는지에 질문에 “돌아가서 하나하나 설명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어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예전 발언을 유지하느냐’는 데 대해서는 “예,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어 “(당 대표 후보 시절) 30분 단위로 정신 없이 뛰어다닐 때다. 후보가 그런 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가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강 전 위원에 대해서는 ”지난 총선 때 출마를 포기하고, 수자원공사 감사가 됐기 때문에 전당대회 때에는 캠프에 참석할 수 있는 신분과 위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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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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