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日에 뜨는 카지노 인공섬…韓 '외국인 전용' 설 곳 잃나

◆경쟁 격화하는 亞카지노 시장

10조 투입 '오사카 복합리조트' 2029년 개장

싱가포르·태국·마카오 등도 투자확대 잇따라

"국내 카지노 고객 760만명 日로 이탈" 전망

영종도 카지노 리조트 클러스터도 지지부진






24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세븐럭 카지노. 10여 개의 테이블에서 카지노 게임이 한창이다. 전자 테이블게임기는 전체 45대 중 30여 대에 사람이 차 있다. 이날 카지노 이용객의 대부분은 조선족. 카지노 이용객이 적은 월요일이기는 하나 중국의 단체 관광이 막히면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로부터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 역시 서울 대림동, 안산과 카지노 간 셔틀버스를 운영하며 코로나19 시기를 견뎠다.

이같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온 국내 카지노 업계가 엔데믹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긴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2029년 오사카에 내·외국인의 출입이 모두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세우기로 하면서다. 싱가포르·태국 등에서도 카지노 산업을 확대·추진하면서 국내 카지노 산업의 경쟁력이 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업계가 카지노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총대를 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오사카시의 복합 리조트 지구 개발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오사카 복합 리조트는 오사카 앞바다 인공 섬인 유메시마의 49만 2000㎡ 부지에 들어선다. 오픈 카지노를 비롯해 호텔 3개, 국제회의장, 쇼핑몰, 다목적 공연장 등으로 구성된다. MGM리조트 인터내셔널, 오릭스 등이 참여해 투자 규모만 1조 800억 엔(약 10조 7000억 원)에 달한다. 2029년 개장을 목표로 연간 방문자는 1987만 명, 연매출은 5200억 엔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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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산업에 팔 걷고 나선 것은 비단 일본뿐이 아니다. 싱가포르는 카지노 복합 리조트인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센토사에 90억 싱가포르 달러(약 9조 원)를 투자해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2024년 공사를 시작해 2028년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태국은 푸껫·파타야·치앙마이·끄라비·치앙라이 등 최대 5개 지역에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개발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하원 의회에서 승인했다. 카지노 시장의 전통 강자인 마카오도 MGM·샌즈·갤럭시 등 카지노 운영 회사들이 10년간 124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이들에 10년 동안 카지노 운영권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동아시아가 카지노 경쟁에 불붙은 모습이다. 문제는 이같이 치열해지는 카지노 경쟁에서 한국의 카지노 업계는 ‘외국인 전용’에 발이 묶여 있다는 데 있다. 일본을 비롯해 다른 나라는 내국인까지 출입할 수 있으나 한국은 강원랜드를 제외하고 내국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 외국인투자가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에 투자할 유인이 떨어지는 셈이다.

국내 카지노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이 VIP 이용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코로나19, 중국과의 관계 등으로 매출 급감을 경험했다”며 “이 같은 리스크가 현실화된 시장에 외국인투자가들이 들어오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액 기준 VIP의 드롭액(카지노 고객이 현금을 칩으로 바꾸는 금액) 비중이 파라다이스가 73.6%, GKL은 63.7%나 됐다. VIP 내 중국·일본의 비중은 40.9%, 32.8%로 집계됐다. 일본·중국의 VIP 고객에 따라 매출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사카 카지노가 본격적으로 영업하게 되면 국내 카지노 이용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원연구원이 2019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약 760만 명, 연간 2조 5840억 원이 일본 오사카 카지노로 이탈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기존에 강원랜드를 이용한 고객은 약 67만 명, 누출액은 1조 3300억 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 영종도에 카지노를 기반으로 한 복합 리조트 클러스터를 구성해 싱가포르·필리핀 등과 경쟁하려는 구상도 현재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당초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은 인천국제공항 국제 업무 지역의 파라다이스시티와 인스파이어, 미단시티 내 RFKR 등 총 3개의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거점으로 다수의 복합 리조트 관련 시설을 유치해 영종도를 ‘한국판 라스베이거스’로 구축하고자 했다. 그러나 미단시티 복합 리조트 사업자인 RFKR(중국 푸리그룹 한국법인)이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해 3년 넘게 공사가 중단되면서 이 같은 구상은 ‘물 건너갔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지노 업계 및 관련 학계가 정부에 카지노 산업을 육성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2019년 우리나라 카지노를 다녀간 외국인 관광객 약 320만 명으로부터 벌어들인 외화는 1조 4489억 원이다. 테이블게임 딜러, 슬롯머신 관리자, 보안 요원 외에도 홍보 마케팅 직원, 관광 상품 기획, 행사 기획 전문가 등 카지노 산업이 창출하는 일자리도 다양하다. 부가가치가 높은 카지노 산업을 사행성이라는 이유로 제한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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