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 셰익스피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를 다루거나 그를 소재로 한 공연이 연달아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의 희극부터 비극까지, 고전 작품을 원작으로 한 공연들이 관객들을 맞는다. 27일부터 오는 30일까지 국립오페라단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소재로 한 베르디의 오페라를 선보인다. 최근 작품 설명회에서 지휘자 이브 아벨은 “관객들은 셰익스피어를 향한 베르디의 사랑에서 비롯된 음악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녀들의 예언을 들은 후 야망을 가지게 된 한 인간의 타락을 다룬 ‘맥베스’는 오는 12월 서울시뮤지컬단의 뮤지컬로도 재탄생한다.
연극 무대에서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극단 허리는 오는 30일까지 창동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연극 ‘클로디어스 왕’을 공연한다. 주인공 햄릿 대신 숙부인 클로디어스 왕의 시각으로 극을 진행하며 클로디어스의 욕망을 새롭게 해석한다. 다음달 12일부터 6월 4일까지는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비극 ‘오셀로’가 예술의전당 토월전통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토월전통연극은 예술의전당 전관 30주년을 기념해 ‘오셀로’로 다시 관객을 찾게 됐다. 대구시립극단은 폭풍우에 휩싸이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린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 ‘템페스트’를 오는 6월 2일부터 3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선보인다.
반가운 작품도 돌아온다. 지난 2021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전 회차 매진의 기록을 세운 연극 ‘리어왕’이 오는 6월 1일부터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리어왕 역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순재가 이번 공연에서도 단독으로 리어왕을 맡는다. 제작사 측은 “이번 공연이 이순재의 ‘리어왕’을 만나볼 수 있는 마지막 무대”라고 밝혔다.
클래식 연주로도 셰익스피어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다음달 4일 예술의전당에서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주한다. 악상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고민을 안고 있던 차이코프스키가 친구인 발라키레프의 조언을 받아 탄생한 곡이다. ‘차이콥스키 발레 모음곡’을 주제로 한 이날 공연에서는 ‘호두까기 인형’·‘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더불어 영화 거장 대니 엘프만의 첼로 협주곡도 연주된다.
셰익스피어를 소재로 한 작품도 색다르게 탄생한다. 앞서 16세기 상상 속 셰익스피어의 사랑을 다룬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지난달 26일 서울 공연을 마쳤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김유정·김성철·정소민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을 모으기도 했다. 18세기 실제 있던 셰익스피어의 희곡 위작 논란을 다룬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이 다음달 2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상연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2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에 뽑힌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