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북스&] 당신의 집중력 부재, 숏폼을 탓하지 마라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지음, 어크로스 펴냄





콘텐츠의 길이가 짧아지고 있다. 음악은 한 곡이 3분을 넘지 못하고, 숏폼 영상이 유행한다. 웹툰과 웹소설 역시 짧아지는 추세고, 긴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은 콘텐츠 요약본을 보거나 빠른 재생속도로 즐기곤 한다.



이 모든 현상에서 알 수 있는 점은 사람들의 집중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10대들은 한 번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한다. 직장인들의 평균 시간은 3분을 넘지 못한다. 흔히 이러한 집중력 결여의 증가를 스마트폰의 확산 등에 따른 현상이라고 이해하지만, 책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저자는 집중력 부재의 증가가 현대 사회 시스템이 빚어낸 사회적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집중력 위기는 복합적 요인이 결합된 유행병에 가까운 것이며, 이 병의 원인을 총 12가지로 진단한다.



첫 번째로 지적하는 것은 멀티태스킹이다. 현대인은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데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집중력 저하를 가져온다. 다른 일을 하는 순간 뇌는 순식간에 재설정되고, 부하가 쌓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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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들고 있는 수면도 문제다. 책은 “수면은 집중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 정화 과정을 거치지 못하면 독소가 쌓여서 집중이 힘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스트레스 역시 중요한 요소다. 스트레스 상태에 직면할 때 우리 뇌는 위험을 인지하고 과각성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이 상태에서는 잠재적 위험을 탐지하는 데에만 집중력이 소모된다.

현대 사회의 식생활 변화도 문제다. 우리는 주로 집중력을 올리기 위해 당을 섭취한다. 하지만 이는 혈당 수치를 일시적으로 올리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책은 이를 “BMW 미니에 로켓 연료를 넣는 짓”이라고 말한다.

책이 강조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책은 “빅테크가 10억 명 인구의 주의력을 좀먹고 있다”고 말한다. 빅테크들은 여러 가지 알고리즘을 통해 사람들의 집중력을 빼앗아 간다. 나의 업무를 편하게 만들 것만 같은 수시로 울리는 알람이 오히려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아가는 것이다.

집중력 저하는 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대해 사회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집중력이 더 떨어지면 우리는 깊이 사고할 능력을 잃어버린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 대책으로 감시 자본주의 금지·주4일제 도입·아이들의 어린 시절의 자유 보장을 제시한다. 1만 8800원.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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