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퇴직연금, 4년 만에 340조…정부 “더 늘려야” vs 근로자 “쓸 때 써야”

고용부-금감원-미래에셋증, 퇴직연금 논의

정부,가입자보호…민간, 수익률 제고 역할

근로자엔 급전…중도인출 54% “주택 구입”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열린 퇴직연금 사업자 현장 방문에서 미래에셋증권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연해보고 있다. 연합뉴스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열린 퇴직연금 사업자 현장 방문에서 미래에셋증권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연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4년 만에 80%나 급증한 퇴직연금시장 활성화에 팔을 걷었다. 정부는 퇴직연금 가입자 보호와 수익률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사실상 퇴직연금 규모 자체를 더 키우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퇴직연금은 주택 구입과 같이 ‘급전’이 필요한 근로자 입장에서 마냥 묵힐 수 없는 성격도 짙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을 만나 퇴직연금 서비스 방안을 논의했다. 퇴직연금 대책은 두 기관이 주도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퇴직연금사업자 1위 업체 자격으로 간담회에 참석했다.



퇴직연금 적림금은 2018년 190조원에서 작년 말 340조원으로 4년 만에 80% 오를만큼 급증했다. 하지만 노후 대비 연금으로서 기능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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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관은 퇴직연금 서비스 대책의 원칙을 가입자(근로자) 수급권 보호와 수익률 제고로 제시했다. 수급권 보호는 정부가, 수익률 제고는 미래에셋증권과 같은 금융기관이 맡는 구조다. 퇴직연금의 5년(2017~2021년) 연평균 수익률은 1.96%로 국민연금(7.9%)에 비해 낮다. 올해 민관은 디폴트옵션이라고 불리는 사전지정운용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를 마중물 삼아 퇴직연금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다. 2021년 기준 퇴직연금제 도입 기업은 전체의 27%에 그친다.

문제는 근로자 입장에서 퇴직연금을 노후 대비 성격으로 마냥 묵힐 수 없다는 점이다. 퇴직연금에 가입하더라도 전체 계좌의 단 4.3%만이 퇴직급여를 연금 형태로 수령한다. 즉 나머지 95.7%는 일시금으로 받아 퇴직급여의 노후 보장 기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중도 인출된 퇴직급여는 대부분 주택 구입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주택 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중간 정산한 인출자는 3만명으로 전체의 54.4%에 달했다.

남재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퇴직연금 발전 방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모든 사업장이 퇴직금에서 퇴직연금으로 제도를 바꾸도록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며 “퇴직연금의 중도 인출을 제한하고 중도 인출 시 세제 페널티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양종곤·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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