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현지 시간) 미국 핵심 광물 분야의 공급망 구축과 관련해 현재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인센티브 조항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엄격한 핵심 광물 및 배터리 요건으로 현대차·기아 등 외국 업체 대부분이 IRA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 가운데 추가 조치가 시행될 경우 더욱 넓은 범위에 보조금이 지급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대담에서 “IRA가 많은 인센티브를 창출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며 “현재 우리 상황과 향후 목표 간 격차를 좁히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주요 광물 생산국과 청정에너지 기술 보유국 사이에 확대된 대화를 고려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식이)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광물클럽일지, 광물안보협정일지, 이미 시작한 파트너십을 가져오는 것일지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광물 공급망에 참여하는 국가들을 늘려 안정성·탄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설리번 보좌관은 “오늘날 미국은 세계 리튬 생산의 4%, 코발트 생산의 13%만을 차지한 반면 전체 핵심 광물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가공된다”며 청정에너지 생산·소비를 위한 핵심 광물 공급망이 무기화될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량 확보’와 ‘낮은 가격 안정성 대응’으로 공급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생산량과 관련해서는 유럽연합(EU)·일본과의 협상과 비슷한 일을 주요 광물 생산국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산 전기자동차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은 세부 시행규칙에서 핵심 광물 원산지 요건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 한정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외국 기업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미국은 FTA 비체결국인 일본·EU 국가들과도 별도 협정을 추진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발언은 니켈·리튬·코발트 등 전기차 핵심 광물 생산국들과 추가 협정을 맺어 혜택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는 “지정학적 현실에 대응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창출하려면 모든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중국을 최대 도전으로 지목한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의 위협을 줄이는 것이 관계 단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의 수출 통제는 군사 균형을 위협할 수 있는 기술에 한정될 것”이라며 국가안보 관련 분야에만 맞춤형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대중국 견제에 치우쳐 동맹에 피해를 준다는 비판과 관련해서는 “이것이 우리가 유럽·일본, 그리고 며칠 전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나눈 대화의 핵심”이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인도태평양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충분한 신뢰를 구축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