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IPO 미룬 중소형주 '5월 자금 쟁탈전'

금감원, 공모가 뻥튀기 차단 나서

증권신고서 보완 등 '현미경 심사'

4월 청약 나서려던 3곳 숨고르기

나라셀라·큐라티스·마녀공장 등

이달 9곳 몰려 자금조달 불꽃경쟁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던 기업들이 4월 상장 일정을 미루면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5월 IPO 경쟁이 불꽃을 튀기게 됐다. 금융당국이 공모가 산출 방법과 투자 위험 등 증권신고서 내용을 꼼꼼하게 챙기면서 4월 일반 청약에 나서려던 기업이 상장 작업을 연기한 까닭이다. 중소형 IPO가 5월로 몰리면서 일반 청약 일정이 겹치는 기업도 적잖아 이들간 투자자 유치전은 가열될 전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PO를 위해 5월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계획 중인 기업(스팩 제외)은 총 9곳이다. 특히 이들 중 7곳은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1회 이상 신고서를 정정하며 청약 일정을 연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트루엔과 씨유박스 등 2곳도 청약 일정을 연기한 이력 없이 5월 8~9일과 9~10일 각각 일반 청약을 앞두고 있지만 이들 역시 투자위험 요소 등 내용 보완을 위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기는 했다. IPO를 앞둔 9개사 모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4월 중 일반 청약을 계획했다 5월로 미룬 기업은 3곳이다. 클라우드 보안 플랫폼 기업인 모니터랩과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 프로테옴텍은 4월 24~25일에서 5월 10~11일로 약 2주 가량 일정을 연기했다. 와인 수입업체로 국내 1호 상장사에 도전하는 나라셀라 역시 4월 20~21일에서 5월 22~23일로 한 달 가까이 청약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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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4월 상장을 마친 일반 기업은 2곳(마이크로투나노(424980)·토마토시스템(393210))에 그쳤다. 3월(6곳)과 비교하면 확연히 저조한 수치다. 지난주 일반 청약을 마치고 오는 4일 상장하는 에스바이오메딕스도 당초 3월 내 상장을 추진하다가 두 차례나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중소형 공모주 흥행에도 기업들이 무더기로 상장 일정을 조정한 건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강제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상장 주관사 등과 물밑 조율을 통해 상장 후보 기업이 자발적으로 증권신고서를 보완하는 형식으로 일이 이뤄진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관 수요예측 전날에도 일정 변경을 공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지금처럼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갑자기 한 달 가량 공모 일정이 늦춰지는 건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공모가 부풀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세밀하게 증권신고서를 심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내부적으로 투자자 보호 기조는 더욱 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업계 1호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이나 바이오 기업들의 심사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최근 증권 신고서를 정정해 제출한 일부 기업들에게 재보완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로 인해 공모 일정을 추가로 연기하는 기업도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올 해 공모주 중 처음으로 상장 첫 날에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는 종목이 나오기도 했다” 며 “공모가 논란에 감독 당국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모 일정이 5월에 몰리면서 상장 후보 기업들간 투자자 확보 등 자금 조달 경쟁은 치열해지게 됐다. 공모 기업들은 기관투자가와 달리 자금이 한정적인 일반 투자자들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청약 일정을 분산하려는 경향이 있다. 나라셀라와 플라스틱 시트 제조업체인 진영이 5월 22~23일, 백신·면역 질환 기업 큐라티스와 화장품 기업 마녀공장이 5월 25~26일로 각각 청약 날짜가 겹쳤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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