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한국이 양육비가 가장 비싼 나라이며, 뒤이어 중국이 2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 인구·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위와인구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인용해 3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8세까지 자녀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79배였다.
중국은 6.9배로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독일(3.64배), 호주(2.08배), 프랑스(2.24배)의 2~3배에 달했다.
연구진은 중국에서 자녀를 한 명 낳아 17세까지 키우는데 48만5000위안(약 9400만원)이 들며, 대학 졸업까지 시킬 경우에는 62만7000위안(약 1억2100만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도시와 농촌의 격차도 극심하다. 중국 도시에서 자녀를 17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농촌의 두 배 이상인 63만위안(약 1억2200만원)으로 조사됐다. 베이징은 96만9000위안(약 1억8800만원), 상하이는 102만6000위안(약 1억9900만원)인 반면 티베트에서는 29만3000위안(약 57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2021년 중국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10만5000위안(약 2000만원)이다.
한편 중국은 지난해 61년 만에 인구가 감소했으며 출생률은 7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중국의 지난해 출생률은 1000명당 6.77명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인도(14억2577만5850명)가 중국을 넘어서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한국과 중국에서는 높은 생활비와 교육비가 젊은 층의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세계 최저 수준인 0.78명이며, 중국은 1.1명이다.
앞서 중국 당국이 2017년 전국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가임기 여성의 77.4%는 나이가 너무 많거나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이유와 함께 ‘경제적 부담’을 자녀를 더 낳지 않는 이유로 꼽았다.
연구진은 “비싼 양육비가 자녀 출산 의지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가임기 가정의 출산 비용을 줄이는 정책이 국가 차원에서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금과 세금 보조·주택 구입 보조 같은 특정한 정책, 어린이집 증설, 남녀평등 출산 휴가, 외국인 보모 도입, 유연 근무제 도입, 미혼 여성의 생식권 보장, 난임 기술 지원, 대입 제도 개혁” 등을 그 예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