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한강변 70층 아파트' 기대에…재건축단지 잇단 신고가

압구정 신현대·여의도 진주 등

지난달 매매 거래 '최고가' 경신

매물 적지만 매수 문의도 증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의 규제로 그간 잠잠하던 압구정과 여의도의 재건축 단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최고 70층 높이의 스카이라인을 골자로 한 신속통합기획안(신통기획안)이나 지구단위계획이 발표되면서 매수 문의가 부쩍 늘었다. 일부 최고가를 기록하는 단지도 등장하고 있다. 다만 매물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고 매매 가격도 높아 실제 거래는 드물게 체결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아파트(183㎡)는 올 3월 27일 60억 원에 거래돼 불과 일주일 만에 종전 최고가인 59억 5000만 원(3월 20일)을 또다시 넘어섰다. 주변의 현대13차아파트(108㎡)도 같은 달 37억 원에 매매됐다. 압구정 인근의 한 공인중개소는 “지난해 1월 이후 구현대아파트 총 4000세대 중 실제로 팔린 물건은 25개 안팎에 불과했다”며 “그간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든 시장이었는데 규제가 완화되고 재건축 추진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물이 다시 소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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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통기획안이 발표된 후 매수 문의가 부쩍 늘어나나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난 3년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허가제 지역은 2년 실거주 의무가 있어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도 불가능하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소는 “10~15년간 불편을 무릅쓰고 재건축을 기다리는 이른바 ‘몸테크’를 하면 대한민국 최고 단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재건축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고령의 거주자나 증여 물건들이 조금씩 시장에 다시 나오고 있고 이 자리를 40대 초중반 고소득자가 채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고 높이 200m, 최대 용적률 800%의 초고밀 개발이 가능해지는 여의도 역시 재건축 단지 위주로 최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여의도 진주아파트(72㎡)는 지난달 19일 최고가인 15억 원에 매매됐다. 최근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한 광장아파트(139㎡) 역시 4월 14일 23억 7500억 원에 매매돼 2021년 4월(21억 원) 이후 최고가를 다시 썼다. 다만 여의도 최대 규모인 시범아파트 단지는 지난달 79㎡가 17억 원에, 118㎡가 22억 원에 거래되는 등 2년 전 가격(종전 최고가 20억 1000만 원, 26억 원)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근 공인 중개소의 한 관계자는 “시범 아파트 소유자는 대부분 대출이 없다”며 “상속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급매물 외에는 물건이 잘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강남과 여의도의 핵심 재건축 단지가 들썩이면서 다른 재건축 단지의 가격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거래량 자체는 크게 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정부에서 재건축 사업 시작에 부담이 되는 안전진단 등 단계를 많이 완화해주겠다고 나선 만큼 그간 재건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던 노후 단지들이 새롭게 부각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역시 “화제가 되는 단지들 중심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며 “다만 경제지표나 시장 금리 등 환경적인 동력이 약한 만큼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따라붙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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