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교과서적인 교육 방식 바꿔야… 학생 모두 무전공 입학할수도"

유홍림 서울대총장 기자 간담

신설 첨단융합학부 차별화 교육

전체 대학으로 커리큘럼 확장 계획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대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대




“서울대도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를 수 없습니다. 기존 우리가 했던 교육의 방식과 내용을 바꿔야 하고 우리 연구의 틀도 바꿔야 합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서울대의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3일 임기 석 달 차에 접어든 유홍림(사진) 서울대 총장은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 집행부와 함께 대학 혁신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교과서적 지식을 가르치는 기존 교육은 더 이상 대학에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외로 교육 혁신이 빠르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서울대도 과거의 생태계 상아탑에만 머무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복합적 위기와 불확실성이 증폭될 때, 답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소통·협업 능력이 중요한데 이런 역량은 기존의 단위 수업 체계에서는 기르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렸다”며 “교육 차원에서의 혁신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신설이 확정된 첨단융합학부도 과거의 교육 방식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반도체·AI 등 첨단 분야 인재 양성에 발맞춰 만들어진 이 학부 신입생 218명은 무전공 상태로 입학한 뒤 3학년이 돼서야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이에 대해 유 총장은 “첨단융합학부 신입생들은 다른 모집 단위로 입학한 학생들과 달리 차별화된 교육을 밀착 지도받는다”며 “(전공 없이 공부하는 2년 동안)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 전공을 설계하는 집중적 지도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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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림(가운데) 서울대 총장이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대유홍림(가운데) 서울대 총장이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대


서울대에 따르면 첨단융합학부 신입생은 입학한 뒤 2년간 교양과 5개 전공의 개론 수업만 듣는다. 대학 입학 후 처음 2년간의 배움이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는 판단에서다. 해당 교육과정에는 기존의 공과대학 교수진뿐 아니라 인문사회대학도 참여한다. 전공을 선택한 후에도 복수전공·부전공·다전공 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본인의 관심 영역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자유전공학부도 3학년 때 전공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첨단융합학부와 비슷한 성격을 갖지만 새로 만들어진 학부는 보다 확장되고 체계화된 형태의 교육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갖는다. 기존보다 융합적으로 체계화된 커리큘럼에 따라 교육을 받고 교수진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지원 체계를 받는다. 이를 통해 교육의 전체적인 질을 높이고 혁신을 꾀한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대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대


첨단융합학부 외 다른 전공도 새로운 교육 방식이 필요하다는 유 총장의 뜻에 따라 타 학부 학생들도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이 듣는 교양 수업을 함께 공유하게 될 방침이다. 유 총장은 “미래 융합 인재 양성은 서울대를 넘어 국가 차원의 문제”라며 “앞으로 인재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첨단융합학부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성공적으로 인정되면 전체 대학으로 (비슷한 교육과정이)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향후에는 서울대 학생 전원이 과나 전공을 정하지 않은 상태로 입학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유 총장은 “무전공 입학 방향성을 담은 게 첨단융합학부”라며 “기존 여러 전공 분야에서도 커리큘럼 등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어 전공 자체를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재배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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