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실미도’ 북파 공작원 4명의 유해 발굴에 나선다. 이들은 '서울 교전'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유해가 가족에 인계되지 않은 채 사실상 암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국방부는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의 권고에 따라 조만간 유해 발굴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진화위는 지난해 11월 실미도 공작원 유해 암매장 사건에 책임이 있는 군 당국이 사형 집행된 부대원 4명의 유해 발굴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이들이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소재 '서울시립승화원' 벽제리 묘지 일대(5-2구역)에 대한 발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북파 공작원들이 '서울 교전'으로 사형 집행 후 암매장 된 지 51년 만의 일이다.
'실미도 부대'는 북한 침투 작전을 목적으로 1968년 4월 공군 예하에 창설됐던 부대로 2003년 영화 ‘실미도’를 통해 국민에게 그 실체가 널리 알려지게 됐다.
선발된 북파 공작원 31명 중 7명은 훈련 중 숨졌고 남은 24명은 가혹한 훈련과 부당한 처우에 반발해 1971년 8월 기간병 18명을 살해한 뒤 무장 탈영했다.탈영한 부대원들이 시내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하던 중 군·경찰과 교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공작원 20명이 사망했다. 생존한 4명은 체포 뒤 군법회의에 넘겨져 사형 선고를 받았다. 군 당국은 사형 집행 사실을 가족·친척에게 통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신 역시 가족에게 인도하지 않은 것으로 진화위 조사 결과로 밝혀졌다.
앞서 2006년~2008년에도 군 당국이 이들의 유해 발굴에 나섰지만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