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의 매도 폭탄으로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들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빠질 만큼 빠졌다’는 생각에 ‘하한가 따라잡가(하따)’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권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변동성도 커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G증권 사태 첫 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7거래일 동안 개미들은 8개 종목들을 총 3200억 원 넘게(3249억 원) 사들였다. 삼천리(004690)를 839억 원 사들이며 순매수 9위로 끌어올린 가운데 다우데이타(032190)(613억 원), 하림지주(003380)(495억 원)도 490억 원 넘게 매수했다. 또 서울가스(017390)(347억 원), 대성홀딩스(016710)(345억 원), 세방(004360)(316억 원), 선광(003100)(298억 원) 등도 일제히 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다올투자증권(030210)은 4억 원 매도했다.
다만 이들 종목 중 6개는 현재 마이너스 수익권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으로 선광의 평균매수가격은 3만 9300원으로 4일 종가(3만 2150원) 대비 18.2% 낮다. 대성홀딩스와 서울가스도 -13.7%의 수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하림지주(-8.9%), 다우데이타(-7.6%), 세방(-1.3%)도 개미들이 사들인 가격이 4일 종가 대비 더 높다. 반면 이 와중에 삼천리를 매수한 개미들은 수익을 내고 있다. 삼천리의 평균매수단가는 14만 2400원으로 4일 종가(14만 6700원) 대비 3%가량 높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하따’는 매우 위험한 투자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미들 사이에서 ‘하따’가 유행처럼 번지는 것에 대해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하한가를 여러 번 맞아서 가격이 싸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사실 이전 가격이 거품이 낀 상태였기 때문에 현 가격이 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정도 빠졌으니 오르지 않을까'하는 기대는 오히려 투자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가조작이 시작되기 이전 가격과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오히려 그 때보다 더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SG증권 사태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청구서를 받게 된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에 채권 추심을 유예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번 하한가 사태에 따른 손실이 단순 투자 리스크가 아닌 주가조작 범죄로 인한 피해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호소다. 현재 법무법인 대건에 접수된 피해자만 50여명이며, 이들이 추심받는 금액도 10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