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버핏의 경고 "은행 혼란 안 끝나…금융위기때보다 신중"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

투자 사업체 대다수 실적 감소

고금리 탓 업종 전반 둔화 전망

"철도보다 좋아" 애플에는 극찬

"정부 개입 없었다면 SVB 붕괴는 재앙"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5일(현지 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참가자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5일(현지 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참가자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 기업들의 성장 둔화를 예고했다.



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전날부터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우리가 투자하는 사업체의 대다수가 지난해보다 올해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믿을 수 없는 시간은 지난 6개월여를 거치며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1년 이상 이어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최근 발발한 은행권 불안의 여파가 본격화한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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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은행권 위기에 대해 “앞으로도 혼란이 더 일어날 수 있다”며 “사람들이 돈을 빠르게 옮길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버크셔는 (은행업에 대해)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신중해졌다”고 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식음료와 운송·통신·금융·정보기술(IT) 등 미국의 주요 산업을 망라하며 지난 수십 년간 미국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해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미국 경제의 건전성 지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FT는 “높은 금리와 경제 성장 둔화는 아이스크림 업체인 데어리퀸부터 비행기 부품 제조 업체인 프리시전캐스트파츠, 철도 업체인 BNSF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 회장은 “고용이 벼랑 끝에서 떨어진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경제는) 6개월 전과 확실히 다른 환경에 처해 있다”며 “버크셔의 많은 매니저들이 놀라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재고가 너무 많이 쌓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버핏 회장의 오랜 파트너인 찰리 멍거 부회장도 “더 어려운 경제 환경에 따라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들도 더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덜 버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버핏 회장은 애플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버핏 회장은 “(애플은) 우리가 보유한 어떤 사업체보다 더 나은 기업이 되고 있다”며 “철도도 좋은 사업이지만 애플만큼 좋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대해서는 당국의 개입으로 재앙을 피했다고 평가했다. 버핏 회장은 “보험에 들지 않은 예금자들을 내버려뒀다면 모든 은행에서 뱅크런과 이로 인한 대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라며 “두려움은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은행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인공지능(AI)과 관련해 “세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날이 올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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