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서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과 일본에서 ‘셔틀외교’ 복원이 한미일 협력 확대 및 역내 안보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번 회담은 미국의 강요에 따른 것뿐이라는 박한 평가를 내놓았다.
미 국무부는 7일(현지 시간)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일본과 한국의 동맹인 미국은 한일정상회담 뉴스를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되고 안전한 인도태평양을 발전시키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일 주요 언론들 역시 셔틀외교 복원이 갖는 의미를 비중 있게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일정상회담은) 과거의 불만을 뒤로하고 더 협력할 것을 한일 양국에 촉구해온 미국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 역시 사설을 통해 “이 귀중한 왕래를 이웃 나라여서 생기는 많은 현안의 해결뿐만 아니라 국제질서 안정에 이바지하는 항구적 틀로 삼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번 회담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 확대라는 더 큰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교적 움직임이 활발하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열고 3국 간 안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과거사 발언이 한국 국민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으며 섣부른 양국 관계 개선의 한계를 지목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NYT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한 기시다 총리의 발언이 한국인이 요구하는 “분명하고 직접적인 사과”에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WP도 한국 국민들이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각수 전 주일대사의 견해를 소개했다. 아사히는 “한국 측에서는 여전히 명확한 사죄와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하지만 총리 자기 말로 뜻을 전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회담과 관련, 미국의 압박 아래 일본이 미국과 일본에 극히 친화적인 윤 대통령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이 매체와 인터뷰한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한일은) 기묘한 침실 파트너”라면서 “이해와 압력에 의해 잠자리를 함께하지만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기 때문에 결코 진지하게 협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