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정치권, 한일 정상회담 폄훼 말고 의원외교로 뒷받침해야


더불어민주당이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맹비난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부는 이번 한일정상회담을 셔틀 외교 복원이라고 자랑하지만 안타깝게도 ‘빵 셔틀 외교’ 같다는 국민 일각의 자조적 힐난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도 빈 잔을 채운 것은 역시 윤석열 정부였다”며 “대통령은 퍼주기 굴욕 외교를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명령을 끝내 우롱했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러다 나라 팔아먹는 거 아니냐고 국민들이 불안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강제징용에 대해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매우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이 아프다”면서 개인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데 그친 것은 아쉽다. 그렇지만 ‘전후 세대에 사죄할 숙명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입장에서 진전을 보인 것은 분명하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촉구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게다가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지역의 블록 대결” 등을 거론하며 한일정상회담을 대놓고 폄훼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 대표가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면서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는 중국·러시아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국익과 안보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관련기사



한일 양국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안보 공조를 강화해야 할 때이다. 지금 거대 야당이 취할 태도는 한일정상회담의 성과를 깎아내리기보다 양국 우호 관계 복원을 위해 힘을 보태는 것이다. 여당도 야당의 비판에 대한 정쟁 차원의 맞대응을 자제해야 한다. 이제는 여야가 소모적 갈등을 접고 의원 외교로 한일 미래 파트너십 발전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한일의원연맹을 활성화해 양국 국민들 간의 정서적 거리를 좁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일본이 더 성의 있는 과거사 해법을 내놓을 수 있고 이를 토대로 한미일 안보 공조 및 첨단산업 협력도 역동적으로 진전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