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2200만분의 1'의 기적…반려견 덕에 장기기증자 찾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미지투데이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미지투데이




영국에서 신부전증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한 여성이 반려견 덕분에 장기기증자를 찾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BBC 등 현지 언론은 최근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루시 험프리(44)의 사연을 소개했다.

험프리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병으로 15년간 투병해오던 중 신부전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지난 2019년 병원에서 혈액투석 치료를 받던 중 신장 이식 없이는 5년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통보를 받았다.

투병 생활을 이어오던 험프리는 재작년 6월 연인 케니드 오웬(49)과 함께 반려견인 도베르만 두 마리를 데리고 캠핑을 떠났다. 두 사람은 당초 웨일스 동부에 있는 휴양지 에버리스트위스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험프리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집에서 가까운 배리 지역으로 여행지를 바꿨다고 한다.



험프리는 두 사람이 해변 인근에서 바비큐를 준비하는 사이, 반려견 ‘인디’가 어디론가 뛰어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인디가 100야드(91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던 한 여성에게 달려갔다”며 “덩치가 큰 인디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차례 인디를 불렀다”고 했다. 그러나 인디는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이들은 그 여성에게 사과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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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성은 배리에 사는 케이티 제임스(40)였다. 험프리는 제임스에게 사과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그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바비큐 파티에서 제임스가 술을 권하자, 험프리는 “신장 투석 중이라 술을 마실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제임스는 깜짝 놀라며 “얼마 전에 신장 기증 등록을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험프리는 신장을 누구에게 기증할 것인지 물었고, 제임스는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든 기증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연락처를 교환하고, 바로 다음날 장기 기증 담당자에게 연락했다. 이후 제임스는 신장 이식을 할 수 있는지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완벽한 일치”라는 판정을 받았다. 당시 외과 의사는 “완벽하게 맞는 신장을 찾을 확률은 2200만분의 1”이라고 했다고 한다.

험프리는 지난해 10월 성공적으로 신장 이식 수술을 마쳤다. 험프리는 BBC에 “(반려견) 인디가 그녀를 찾아내고 선택했다는 건 사실이다”며 “정말 신장 이식이 필요했고 몇 년 동안 대기자 명단에 오른 상태였다. (신장 이식으로)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밝혔다.

신장을 기증한 제임스는 “할머니가 낯선 사람에게 ‘내 손녀가 신장을 기증했다’고 말할 때마다 내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내가 한 일 중 최고의 일”이라고 말했다.

험프리의 연인 오웬도 “제임스는 대단하고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완전한 우연으로 배리에서 서로를 만났고 험프리는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라며 “(우리의 사례를 통해) 언제나 희망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전했다.


정미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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