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올 1분기 휴대전화 회선 기준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비중이 60%를 돌파하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탄탄한 유무선 수익성을 바탕으로 미디어·엔터프라이즈 등 전 영역이 고른 성장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을 사업 전 영역에 적용해 통신을 넘어선 ‘AI 컴퍼니’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3772억 원과 영업이익 4948억 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와 14.4% 늘어난 수치로,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2014년 3분기 이후 9년 만에 최대다. 5G를 비롯한 유무선 통신 가입자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1분기 말 5G 가입자 수가 1415만 명으로, 휴대전화(핸드셋) 비중 61%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도 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유선시장에서도 인터넷TV(IPTV)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증가 1위를 달성했다.
신사업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미디어 사업 매출은 3932억 원,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중심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출은 3862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10.2%, 5.8% 증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견고한 유무선 사업을 기반으로 미디어와 엔터프라이즈 등 신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1분기에는 지난해 사업을 시작한 AICC(인공지능컨택센터) 분야에서 최대 규모 수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구독 서비스 ‘T우주’는 1분기 월간 실사용자(MAU) 180만 명을 넘겼다. 지난해 49개국에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는 1분기 월간 실사용자 10% 이상을 해외에서 유치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공간 꾸미기 콘텐츠 ‘이프온’ 등에 경제시스템을 접목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AI 비서 ‘에이닷(A.)’을 비롯해 신사업 전반에 AI를 적용해 ‘AI컴퍼니’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에이닷은 AI 기반 개인화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함은 물론 글로벌 통신사·빅테크와 협업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린다. 통화내용 브리핑 등 통신사만 할 수 있는 AI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는 동시에 현재 180억 개 수준인 매개변수를 390억 개 수준으로 개선한 새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내달 공개한다.
1분기에 호실적을 거뒀으나 2분기부터는 신규 중간요금제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끼치는데다 정부의 추가적인 통신비 인하 압박이 예상되는 만큼 향후 실적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요금제 다양화는 5G 가입자 확대라는 순기능이 있지만 긍정·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제4통신사 선정에 대해서도 사업자가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