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오는 11일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관련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최종 결정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일(11일)은 전기요금 결정을 못 한다”며 “프로세스가 좀 남아 있다”고 밝혔다.
10일 오전 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위해 11일 하루 당정협의회와 한국전력 임시 이사회,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의를 잇따라 개최하기 위한 실무 준비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오후 들어 절차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면서 11일 전기요금 인상 발표는 미뤄졌다. 이날 오후 에너지 정책을 관장하는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새로 임명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정부 안팎에서는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는 만큼 최종 결정까지 마냥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은 지난해 32조원 넘는 적자에 이어 올 1분기 5조원대의 손실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내일 결정이 나지는 않겠지만 결정이 아주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조만간 전기요금 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전기요금 인상 결정이 임박하면서 한전은 기존의 재정건전화 계획에 서울 여의도 남서울본부와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건물 매각을 추진하는 내용을 추가한 자구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정부 소식통은 “남서울본부와 한전아트센터 지하에는 변전 시설이 있어 이를 제외한 상부를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안다”며 “특히 여의도 요지에 있는 남서울본부는 자산 가격이 조단위에 달해 한전의 자구안 규모가 기존 20조원에서 상당히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구안에는 한전 본사 및 계열사 차장급 이상 간부 직원의 올해 임금 인상분 반납 내용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