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野 공천룰 변경·코인 의혹…정치 냉소주의 확산된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 공천 규칙과 관련해 ‘하급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후보자를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는 조항을 최근 삭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후보자 선출 특별 당규에서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를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고 관련 조항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선거법 위반과 대장동 의혹 등으로 현재 재판 중인 이재명 대표가 1심과 2심 등에서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구제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위인설법(爲人設法)’식 공천 룰 변경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은 연쇄 사법 리스크에 갇힌 이 대표를 구하기 위해 ‘방탄’에 앞장서왔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이 후보가 유력한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검찰 기소에도 당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당헌을 뜯어고쳤다. 급기야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민주당은 송영길 전 대표가 연루된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에 대해서도 뒷북 대처로 대충 넘기려 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한때 60억 원 가치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도 신고 재산에 포함하지 않았는데 되레 검찰의 자료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앞뒤가 맞지 않은 변명만 늘어놓았다. 김 의원이 뒤늦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으나 수사 중인 ‘위믹스 60억 원’ 외에 28억 원 규모의 또 다른 암호화폐 지갑 의혹까지 불거졌다. 코인 의혹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민주당은 뒤늦게 김 의원에게 암호화폐 매각을 권유하면서 자체 조사팀을 통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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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의 정치’를 외쳐온 민주당이 ‘엿장수’처럼 제멋대로 공천 룰을 바꾼 것이다. 또 ‘깨끗한 정치’를 내세운 진보·좌파 정치인들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과도한 재산 증식을 시도한 것이 드러났다. 이러니 “내로남불과 위선이 극에 달한 몰염치 정치”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이다. 진정으로 반성하고 달라지지 않으면 정치 불신과 냉소주의가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제 식구 감싸기를 시도하면 되레 내년 총선에서 민심의 부메랑을 맞는다는 점을 민주당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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