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재건축으로 ‘다주택자’된 조합원들…법원 “종부세 중과는 정당”

대형 1채 대신 소형 2채 선택했다 세금 폭탄

“대형주택 분양자와 경제적 실질 달라”

서울의 한 재개발 사업지. 연합뉴스서울의 한 재개발 사업지. 연합뉴스




아파트 재건축으로 소형주택 2채를 분양받은 조합원들에게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을 적용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조합 조합원 A씨 등 18명이 서초세무서장 등 13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부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건축조합은 조합원들에게 기존 주택 가격 또는 주거용 면적 범위 안에서 대형주택 1채나 60㎡ 이하 소형주택 2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A씨 등은 이 중 소형주택 2채를 선택했다. 당시 소형주택은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특별법에 따라 요건을 갖추면 합산배제 주택이 돼 1세대 1주택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2020년 8월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세무당국은 A씨 등에게 2021년 11월 종합부동산세 및 농어촌특별세 36억6900만원을 부과했다. 2019년 시행된 종부세법에 따라 A씨 등은 서울의 조정대상 지역의 2주택자로 분류돼 중과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A씨 등은 “1세대 2주택자는 취득 경위, 보유 기간, 조세 지불 능력 등에 따라 차등해 과세할 수 있음에도 조정대상지역 안에 있다는 이유 만으로 무차별적으로 고율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며 소송을 냈다. 이들은 대형주택 1채를 분양받은 다른 조합원들과 달리 다주택자로 분류한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과 함께 전매제한기간 3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주택을 보유하는 경우 종부세 부과는 부당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같은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종부세법에 대해 “과세 형평성을 제고하고 세율을 인상하면서 부의 편중 현상을 완화해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기준은 투기적 목적의 주택 소유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형주택을 분양받은 조합원들과의 차별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보유 주택 수, 조세제도의 규율, 투기적 목적의 주택 소유 억제 측면에서 서로 달라 경제적 실질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며 “2주택을 분양받은 건 원고들의 선택이었는데 이 사건에서 2주택을 1주택으로 취급하면 오히려 원고들을 과도하게 우대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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