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새로운 아티스트 ‘미드낫’이 베일을 벗었다. 미드낫은 하이브의 아티스트 이현의 또 다른 자아를 인공지능(AI) 기술과 융합해 새롭게 탄생시킨 아티스트다.
1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미드낫 디지털싱글 ‘마스커레이드’ 기자간담회에는 미드낫과 신영재 빅히트뮤직 대표·정우용 하이브IM 대표가 참석했다. 신 대표는 “기술과 음악을 결합해 K팝과 하이브의 영향력을 글로벌에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마스커레이드’는 한국어·베트남어·중국어·일본어·스페인어·영어의 6개 언어로 동시 발매됐다. K팝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티스트의 가창에 원어민의 발음과 강세라는 요소만 더해 언어의 제약을 없앴다.
성별도 자유자재다. 미드낫은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오간다. 앞서 공개된 티저에서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를 함께 선보이며 팬들을 혼란에 빠트리기도 했다. 정 대표는 “곡에 어울리는 최적의 여성 보컬을 미드낫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재창조했다”고 밝혔다. 미드낫은 “보컬의 창법이 그대로 드러나면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경이로웠다”며 “음악적으로 재미있는 시도를 많이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미드낫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달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음악과 기술을 융합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L의 결과물이다. 방 의장은 “하이브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AI 기술”이라며 “인간의 목소리와 억양을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는 기업 수퍼톤과의 협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퍼톤은 하이브가 2021년 40억 원, 올해 1월 450억 원을 투자해 56.1%의 지분을 확보하며 인수한 AI 오디오 기업이다. 이번 작업은 하이브에서 게임·AI·메타버스 등 기술 솔루션을 담당하는 하이브IM과 BTS의 소속 레이블 빅히트뮤직이 함께 진행했다.
하이브는 앞으로도 기술과 음악의 결합을 계속해 시도해나갈 예정이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하이브의 다양한 아티스트와 기술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순수 AI 버추얼 아티스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AI 아티스트 ‘나이비스’의 본격 활동에 나섰다. 가상세계 속에서 걸그룹 에스파의 조력자 역할을 하던 나이비스가 직접 현실 세계로 나오는 것이다. 나이비스는 8일 공개된 에스파의 미니 3집 ‘마이 월드’의 수록곡 ‘웰컴 투 마이 월드’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나이비스의 비주얼과 목소리는 모두 AI 기술을 통해 창조된 것이다. 나이비스는 솔로 출격 역시 준비 중이다.
AI를 활용한 음원은 이미 대중들에게도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최근 웹 상에서는 브루노 마스가 부르는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와 칸예 웨스트가 부른 김범수의 ‘보고 싶다’ 등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에 음성 합성용 코드가 무료로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목소리를 합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