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홈디포, 2009년 이후 첫 매출감소 전망”…“바이든, 호주 등 방문계획 취소”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케빈 매카시(왼쪽)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왼쪽 두번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6일(현지 시간) 있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협상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케빈 매카시(왼쪽)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왼쪽 두번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6일(현지 시간) 있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협상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에 관한 불안함과 홈디포(-2.15%)의 매출 감소에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18%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64%, 1.01% 내렸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부채협상 우려에 한때 연 3.57% 선까지 상승했습니다. 30년 만기 국채는 화이자의 310억 달러 규모의 채권 판매에 장중 3.9% 대까지 치솟았는데요.



이날 월가는 소매판매와 홈디포 실적에서 소비와 경기침체 가능성을 가늠했는데요. 어제에 이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부채한도 협상을 앞두고 “시간이 다 돼 가고 있다. 투자자들이 6월 초에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 보유를 꺼리고 있다”며 타결을 촉구했는데요.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겠죠. 월가도 타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종목별로 보면 이날 2.57% 오른 알파벳이 시가총액 1조5000억 달러를 재돌파했지만 팩웨스트 뱅크콥은 -14.58%를 보였죠. 오늘은 소비 관련 내용과 연준 인사들의 생각, 부채한도 협상 등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4월 소매판매 0.4% 플러스 전환했으나 예상치 하회”…“타깃(17일)·월마트(18일) 실적 보면 소비 윤곽 드러날 듯”


먼저 4월 소매판매부터 보겠습니다. 이날 나온 미국의 4월 소매판매가 6861억 달러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는데요.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중앙값이 0.8%였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의 마이너스에서 이번에 플러스 전환한 건데요. 3월은 -1.0%에서 -0.7%로 조정됐습니다. 금액이 큰 자동차를 뺀 수치는 전달과 비교해 0.4%로 월가 전망과 같았는데요.

항목별로 보면 총 13개 부문 가운데 7개만 플러스였습니다. 자동차와 부품(0.4%) 및 아마존 같은 온라인 상품점(1.2%)이 매출이 많이 늘었는데요. 스포츠 용품·취미용품·음악기기 등(-3.3%), 주유소(-0.8%), 의류 및 액세서리(-0.3%) 등을 보였죠. 유일하게 서비스 부문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식음료 서비스는 0.6% 증가해 3월(0.3%)보다 증가폭이 커졌습니다. 여전히 서비스 쪽은 살아있다는 추정이 가능한데요.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바뀐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이번 소매판매 자료가 좋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소매판매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지 않는데, 4월 소비자물가지수(0.4%)를 고려하면 제자리 걸음인데요. 높은 기준금리에 따른 소비둔화 흐름을 고려하면 최소한 더 큰 개선이 이뤄진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리디아 보우소우르 EY-파르테논의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소매판매가 4월에 반등했지만 대부분 높은 가격에 따른 것으로 소비자들의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반등은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는데요.

특히 4월 소매판매는 이날 나온 홈디포의 실적과 같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테리어 전문 소매업체 홈디포의 2023회계연도(2023. 2~2024. 1) 1분기 매출이 372억6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 382억8000만 달러를 하회했는데요. 주당순이익(EPS)이 3.82달러로 레피니티브 예상치(3.80달러)보다 조금 더 많았지만 매출 부문의 타격이 컸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약 20년 만의 최대 매출 미스”라고 했는데요.

미국의 4월 소매판매 현황미국의 4월 소매판매 현황


홈디포의 1분기 비교가능 매출은 -4.6%를 기록했습니다. 당초 홈디포는 올해 비교가능 매출이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번에 -2~-5%로 수정했는데요.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이래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전망한 겁니다. EPS도 연간 5.7% 증가에서 -7~-13%로 바뀌었는데요. 주택 개량업체에 봄은 대목인데 매출이 줄었으니 상황이 만만치 않은 거죠.

주요 원인은 △코로나19 대규모 집 꾸미기 수요감소 △목재가격 하락 △금리상승에 따른 주택수요 축소 △서비스로의 지출형태 변화 △봄 캘리포니아와 서부의 추위 등이 꼽힙니다. 날씨 문제도 있지만 수요 둔화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홈디포는 “예상보다 수요가 더 둔화하고 소비자 수요에 관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좀 더 정확한 그림은 타깃(17일)과 월마트(18일) 실적을 보면 알 수 있을 텐데요. 이날 타깃이 식료품 매출 비중을 더 올리기를 원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타깃 매출의 약 21%가 식음료에서 나오는데 월마트는 그 비중이 60%가량인데요. 경기가 나빠도 물가가 높아도, 먹고 마시는 건 줄일 수 없으니 월마트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견고하겠죠.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다나 텔시는 “월마트는 식료품에 대한 강한 수요와 (인플레이션 때문에 월마트를 찾는) 고소득층에 괜찮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반면 타깃의 경우 재량재가 많아 자기들도 식음료 쪽 비중을 높이고 싶어한다는 거죠.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상품 전반의 수요가 썩 좋지 않다는 방증인데요. 마이클 베이커 D.A. 데이비슨의 애널리스트는 “(홈디포 실적은) 확실히 놀랍다. 둔화 속도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다”며 “소매업종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봤습니다.

의견 갈리는 연준: 메스터 “금리 충분히 제한적이지 않아”·바킨 “금리 추가인상 가능” vs 윌리엄스 “긴축효과 두고 봐야”


미국의 1분기 가계부채가 17조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고 과거와 달리 신용카드 부채가 연초에 줄어들지 않고 유지됐다는 점도 걸림돌입니다. 소비가 이어지더라도 그것이 대출 덕이었다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는 탓입니다.

3월 기업재고가 예상(0.0%)과 달리 -0.1%를 보였다는 점도 향후 경기둔화 가능성을 보여주는데요. 매튜 마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3월의 재고감소는 기업들이 경기둔화와 소비약화에 재고를 줄이고 있다는 신호"라며 “올해 GDP를 끌어내리게 될 것”이라고 했죠.

물론 소비와 미국 경기에 엇갈리는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계속 체크할 필요가 있는데요. 소비만 해도 분명 월마트처럼 상대적으로 좋은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홈디포는 올해 매출 전망치를 낮췄지만 소매업체들의 경우 매출의 25~30%, 많게는 50%가 연말 연휴 시즌에 발생하기 때문에 상황을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미국의 4월 광공업 생산도 전월 대비 0.5% 증가해 월가 예상(0.0%)을 웃돌았습니다. 3월 -1.9%를 보였던 자동차 생산이 지난달에는 9.3% 증가를 기록했는데요. 앞서 5월 뉴욕주 제조업 지수가 한 달 새 42포인트 넘게 폭락(-31.8)했던 것과 큰 차이가 있죠. 제조업은 미국 경제의 약 11%를 차지합니다. 로이터 통신은 “자동차 덕에 생산이 증가했지만 제조업은 높은 금리로 인해 계속해서 제약을 받고 있다”고 해석했는데요.

주택시장 심리는 나아졌습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에 따르면 5월 주택시장 심리지수가 50으로 전월 45보다 상승했습니다. 예상치 45도 웃돌았는데요. 5개월 연속 상승이면서 건설업황 악화를 뜻하는 50 밑을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벗어났습니다. 다만, 주택자재 공급 문제와 함께 3월 은행위기 이후 건설업에 대한 신용긴축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겠지요.



어쨌든 향후 불투명한 전망에도 전반적으로 소비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노동시장이 강한 모습이 이어지면서 연준 내에서 조금씩 추가 금리인상에 문을 열어두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의 긴축에 따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보고 싶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도 낮추고 싶다”며 “만약 더 많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는 “부채상한 문제가 있고 신용긴축이 얼마나 클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우리가 만약 더 해야 한다고 하면 더 하자고 말하거나 아직은 괜찮다고 한다면 더 기다려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6월 금리 전망. CME 페드워치미국의 6월 금리 전망. CME 페드워치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한 발 더 나갔는데요. 그는 이날 “지금 시점에서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견고했는지를 고려할 때 나는 다음 번 기준금리의 증가 또는 감소 가능성이 같다고 보지 않는다”며 “통화정책이 경제의 장기 성장률에 영향을 줄 수는 없지만 노동시장과 금융시스템, 전반적인 경제에 장기적으로 필수적인 가격 안정성을 회복함으로써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메스터가 명시적으로 금리인상을 선호한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인상 쪽에 쏠려 있다는 느낌을 주죠. 증가와 감소 확률이 같지 않다면 어느 한쪽이 높다는 건데 문맥상 인상이 더 큰 걸 겁니다. 블룸버그는 “메스터가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더 보고 싶다고 했지만 아직 금리가 충분히 제한적이지 않다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는데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우리의 정책 결정이 경제에 완전히 영향을 미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안다. 우리는 결정을 내리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본 뒤에 피드백을 얻고 경제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봐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이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통화정책의 시차를 강조하는 것으로 추가 인상보다는 지켜보자는 것에 가깝죠.

어제와 오늘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보면 △리처드 바킨(리치몬드)=상황 더 봐야 하지만 인상도 가능 △로레타 메스터(클리블랜드)=사실상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라파엘 보스틱(애틀랜타)=기본 가정은 아니지만 인상도 가능 △닐 카시카리(미니애폴리스)=할 일 더 있음. 추가긴축 시사 △오스틴 굴스비(시카고)=금융시장 상황 봐야. 사실상 동결 주장 △존 윌리엄스(뉴욕)=통화정책에 시차 존재 등입니다.

“매카시, 부채협상 이번 주까지 타결 가능. 바이든 없어도 만남 지속”…머스크, “경제 앞으로 12개월 어려운 뒤 회복”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은 지도부(의장·부의장 뉴욕 총재)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데요. 뉴욕 연은 총재가 좀 더 분명하게 의사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긴축에 따른 시차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봐야 하겠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18분 현재 6월 0.25%포인트(p) 금리인상 확률은 16.8%로 어제보다 3.3%p 줄었는데요. 19일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등판하면 발언 내용에 따라 어느 정도 방향 설정이 가능할 겁니다. 그럼에도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던 대로 위원들 사이에 경기와 은행 긴축에 따른 파급력을 보는 시각이 서로 다르며 의견이 갈리는 건 확실해 보이죠.

시장 상황 더 살펴보겠습니다. 이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주주 회의에서 퍼스트리퍼블릭뱅크 이후 추가적인 부실 금융사 인수에 대해 “그럴 것 같지 않다(unlikely)”고 잘라 말했는데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다이먼이 공개적으로 추가 인수는 어렵다고 한 만큼 향후 지역은행에 문제가 생길 경우 큰 지원군 하나가 사라졌다고 봐도 될 듯합니다.

재무부와 금융당국은 JP모건체이스가 발을 빼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씨티, 웰스 파고 등에 차례로 압력을 넣겠지만 갈수록 추가 지원의 길은 좁아지고 있다고 보는 게 맞는데요. 지역은행에 관해서는 마난 고살리아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가 “위기가 지속하면서 지역은행은 잠재적으로 큰 변동성을 맞을 수 있다”며 “(주가의 경우)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증시의 경우 계속해서 박스권에 갇혀 있으며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US뱅크 자산 관리의 빌 메르츠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S&P가 3800에서 4200 범위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우리는 여기에 갇혀 있다”며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을 반영한다”고 해석했습니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 추이. 마켓워치 화면캡처16일(현지 시간)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 추이. 마켓워치 화면캡처


BofA의 글로벌 펀드 매니저 조사 좀 더 보죠. 펀드 매니저 28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글로벌 성장의 추가 둔화를 예상했지만 연착륙을 예상하는 이들이 63%에 달했는데요. 경착륙은 27%였습니다.

연착륙 전망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났다(61%)는 답변을 반영한 건데요. 이들은 주식 투자 비중을 5%p 올려잡기도 했습니다. 세계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를 일으킬 만한 요인으로는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49%)과 미국의 그림자 금융(25%) 등을 골랐는데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어려운 경제환경이 지속하고 많은 기업이 파산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 이후로 경제는 회복할 것”이라고 했죠.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시장의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시마 샤 프린시플 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 모두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알기 때문에 디폴트(채무불이행)는 불가능하다”면서도 “재무부가 제시한 6월1일 데드라인에 가까워질수록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며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날 의회 지도자들과 만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일이 잘 되고 있다(Things are going well)”이라고 했습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부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백악관 참모진과 매카시 하원의장이 일대일 협상으로 바꾸기로 했으며 “더 나은 과정에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게 가능하다. 짧은 시간에 할 일이 많다”고 했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생산적이었다. 우리 모두 디폴트는 끔찍한 선택지라는 데 동의했다”고 했는데요.

협상과 관련해 NBC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주요7개국(G7) 회의 참석차 출발하지만 회담이 끝난 일요일 바로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파푸아 뉴기니와 호주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바이든은 원래 24일까지 해외에 있으려고 했죠.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 일정 일부를 취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성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고, 전반적으로 진전이 있으니 좀 더 기다려봐야겠습니다.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월가와 미국 경제, 연준에 관한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