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비상장 가상자산 투자에 시선이 쏠린다. 업비트, 빗썸 등 중앙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가상자산에 투자한 행위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오지만 이는 현실과는 동 떨어진 분석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종류가 훨씬 많고, 최근 DEX 거래량이 중앙 거래소 거래량을 추월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위믹스(WEMIX)를 비롯해 총 41종의 가상자산을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클레이스왑 등 탈중앙화거래소(DEX)를 이용해 클레이페이(KP)와 같은 중앙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는 가상자산에 거액을 투자했다. 그가 비상장 가상자산에 투자했단 사실이 전해지며 관련 의혹이 더욱 불거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김 의원의 투자 경위와는 별개로 비상장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행위는 업계에선 흔한 일이다. 김진우 언오픈드 마케팅 디렉터는 “가상자산은 주식과 달리 중앙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것이 더 많다”면서 “DEX로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건 탈중앙화금융서비스(De-Fi, Decentralized Finance Service)의 기본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탈중앙화 기치를 내세우며 등장한 가상자산은 중앙화 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다. 이 점을 활용한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가 등장했고, DEX는 이를 뒷받침하는 서비스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존에 DEX는 일부 소수 전문가만 사용하는 서비스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분위기도 바뀌고 있는 추세다. 전날(16일) 오후 4시 50분 디파이라마 기준 유니스왑의 최근 24시간 거래량은 8억 776만 달러(약 1조 803억 79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거래량을 뛰어넘는 수치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유니스왑 거래량은 최근 4개월 연속 코인베이스 거래량을 앞질렀다. 김 디렉터는 “전세계 크립토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마켓에서 1위 거래소보다도 DEX 거래량이 많다는 것은 이미 상당수 사람이 DEX를 이용한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김 의원이 DEX에서 유동성을 제공하는 유동성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로 활동한 점도 특이할 게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이자농사(일드파밍, Yield Farming)이 유행하던 시절 높은 연간이자율(APR, Annual Percentage Rate)을 노리고 DEX에 자금을 투입하는 건 매우 흔한 일이었다”고 전했다. 일드파밍이란 유동성을 공급한 대가로 가상자산을 보상받는 걸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