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한국에 없는 샘스클럽, 중국에서 잘나가는 이유는?[김광수의 中心잡기]

중,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급성장

코스트코, 샘스클럽, 허마X 등 경쟁

국내 유통업계 진출 교두보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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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빠른 도시화와 경제 발전에 따라 소매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건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코스트코를 비롯해 아직 한국에 진출하지 않은 샘스클럽, 여기에 중국 국내 업체인 허마X까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이나 중국 모두 장을 볼 때 재래시장, 대형마트, 백화점, 창고형 회원제 할인매장 같은 곳을 이용합니다. 최근에는 새벽배송 전문업체를 비롯해 실시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생겨났죠.

중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서민들의 경우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비율이 더 높고 실시간 배송 서비스는 훨씬 더 발달해 있습니다. 허마셴셩, 치시엔차오스, 딩둥마이차이 같은 전문업체들은 무료배송을 위한 최소 주문 비용이 우리돈 1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사용자가 많은 편입니다.

그 중에도 유료 회원들을 대상으로만 영업하는 창고형 할인매장이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데요.

2019년 8월 상하이에 첫 매장을 낸 코스트코는 첫날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인파가 몰려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서로 먼저 물건을 사겠다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물론 몸싸움까지 일어났고 주차장은 마비가 됐을 지경입니다. 결국 예정된 영업시간보다 한참 앞선 개점 4시간만에 문을 닫았죠.

전 세계 코스트코 매장 중 가장 큰 규모였던 상하이 1호 매장은 개점 사흘 만에 10만 명 넘는 멤버십을 유치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고, 쑤저우점에 이어 올해 3월에는 세번째 점포인 상하이푸동점을 열었습니다. 이제 개점에 속도를 내면서 올해에만 닝보, 항저우, 선전 등에 연이어 매장을 낼 계획입니다.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월마트 계열 샘스클럽은 중국에 훨씬 더 일찍 진출했습니다. 월마트가 최근 중국 내 매장을 축소하는 것과 달리 1996년 선전에 처음 진출한 샘스클럽은 작년 말 기준 25개 도시에 42개 매장을 운영중입니다. 전 세계로 보면 코스트코가 회원수 1위지만, 중국에서는 샘스클럽이 1위입니다.

이 밖에 유료회원제로 운영하다가 운영을 폐지했던 독일계 메트로도 다시 메트로 플러스라는 회원제 매장을 도입하는 등 글로벌 업체들이 대거 진출한 상태입니다.

한국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이 생긴 것처럼 중국에서도 알리바바 계열의 허마X와 푸디 같은 토종 회원제 마트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기존 소매업체인 융후이, 베이징화롄, 베이궈창추차오스 등도 창고형 매장 영업에 새롭게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이중 2020년 10월 상하이에 첫 매장을 오픈한 허마X는 1년간 6개의 매장을 오픈하는 등 출범 초기부터 빠르게 매장 수를 늘려왔습니다. 상품의 40%를 허마맥스라는 PB상품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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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도 2021년 5월 베이징에 첫 매장을 연 회원제 마트입니다.

중국에 이렇게 회원제 매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우선 개인 소득의 증가입니다. 대도시의 경우 차량 보유 가구가 늘어나고 소비 여력이 커지다 보니 대량 구매가 가능한 회원제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중국의 1인당 GDP는 샘스클럽이 처음 진출한 1996년 5569위안에서 2021년 8만976위안으로 빠르게 늘었죠.

타오바오, 징둥, 핀둬둬 등 E커머스가 발전하면서 대형 마트가 쇠퇴하고 창고형 매장으로 전환되고 있기도 합니다.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거나 신선식품과 함께 쇼핑하려는 수요를 위해 매장 형태가 변환되는 추세죠.

중국인 특유의 대접받고 싶어하는 문화도 회원제 매장의 가치를 부여하며 인기를 높이고 있습니다.

해외 브랜드의 상품 비중이 높은 이들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은 우리 기업에게도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경복궁, 남산 등의 크래프트 비어를 만드는 카브루는 샘스클럽에 납품 중입니다.

최근 코트라는 이렇게 샘스클럽에 입점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들을 위한 온라인 상담회를 열고 있습니다. 샘스클럽을 통해 중국에 진출이 가능한 만큼 국내 중소기업에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중국 업체의 갑질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CJ, 풀무원 같은 냉장·냉동식품들이 중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자신들의 PB상품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받고 있는 건데요. 국내 업체들은 만약 해당 매장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입점에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난감해 하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만의 차별화된 장점을 살려 중국에 진출해야 중국 업체에 끌려다니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중국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있다면 이런 점들도 사전에 잘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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