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그룹 38곳이 올해 ‘주채무계열’로 지정됐다. 주채무계열 선정 그룹 및 기업은 돈을 빌린 금융기관으로부터 재무안정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
17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이 2조 717억 원 이상이고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이 1조 2094억 원 이상인 38개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주채무계열 관리 제도는 매년 차입금 및 신용공여 잔액이 일정 금액 이상인 주요 대기업그룹의 재무구조를 주채권은행이 평가하고 재무상태가 악화된 그룹은 별도 약정을 맺어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제도다.
지난해 32개에서 올해 이랜드와 카카오, 태영, 현대백화점, 한온시스템, DN, 엘엑스 등 7곳이 신규 편입되고 동국제강은 제외되면서 5곳이 순증했다.
이들 38개 대기업집단의 은행권 신용공여액은 322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4%(45조 5000억 원) 증가했다. 총 차입금 역시 지난해보다 11.6%(63조 4000억 원) 증가한 609조 7000억 원에 달했다.
대출 규모가 가장 큰 대기업집단은 현대자동차로, SK, 롯데, 삼성, LG가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상위 5대 계열의 은행권 신용공여액은 전년 말 대비 14.8% 증가한 159조 원으로, 전체 주채무계열 신용공여액의 49.1%를 차지했다. 주채무계열 대비 5대 계열의 총차입금 비중은 55.7%(340조 원)을 기록했다.
주채권은행은 올해 이들 38개 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를 실시한단 계획이다. 지난달 말 기준 38개 주채무계열의 소속 기업체 수는 6440개사다.
금감원은 “정성평가 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는 등 엄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유도하겠다”며 “최근 수출 부진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 추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위험 등도 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구조평가 결과,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계열은 주채권은행과 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주채권은행은 약정 체결 계열의 자구계획 이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대기업그룹의 신용위험을 관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