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단독] "美 수준으로"…당국, 시중銀 충당금 압박

"은행별 1조 이상 추가 적립할판"


금융 당국이 은행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위기 대응 역량을 미국 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 당국은 전체 여신을 잠재적 위험군으로 두고 충당 여력을 현재보다 3배가량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주요 시중은행별로 올해 1조 원 이상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18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열었다. 당국은 간담회에서 미국의 ‘총여신 대비 커버리지 비율’을 조명하며 은행들의 충당금 확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여신 대비 커버리지 비율은 부실 채권을 포함한 전체 여신에 견줘 충당금 적립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 금감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평균 총여신 대비 커버리지 비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0.49%로 미국 은행(1.49%)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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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눈높이에 맞춰 은행들이 미국 수준으로 올라서려면 총여신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단순 가정하더라도 현재보다 충당금 적립액을 3배 더 늘려야 한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충당금 적립액이 평균 1조 6000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은행마다 3조 원가량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의 한 인사는 “당국이 충당금 적립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다”면서도 “현 정부 임기 말을 일종의 데드라인으로 본다면 은행마다 올해 1조 원씩은 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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