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가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가 18일 10조 원을 돌파하면서 증시 상승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최근 3년간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투자가의 귀환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를 필두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반기 증시 상승에 모멘텀이 조성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본지 5월 3일자 18면 참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액은 10조 4568억 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5286억 원어치의 주식을 쓸어 담으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20.74포인트(0.83%) 오른 2515.40에 마감하며 7거래일 만에 2500선을 탈환했다.
외인 순매수액이 연간 기준 10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16년(11조 3359억 원)이 마지막이어서 이 같은 매수세가 지속될 경우 증시 상승 동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외인은 2019년(9505억 원) 이후 2020~2022년 3년간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2020년 24조 원에 이어 2021년 25조 원, 지난해에는 6조 8066억 원을 각각 내다 팔았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외국인 매수의 배경에 대해 “연초에는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해외 주요 증시에 비해 가격이 싼 것이 이유였다면 4월과 이달 들어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해 반도체 업황이 3분기부터 본격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중반으로 약세를 보인 것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외인이 올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로 8조 6062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폭풍 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도 이날 1.85% 오른 6만 6200원에 장을 마쳐 ‘7만전자’로 올라설 기반을 다졌다. 삼성전자에 이어 외국인은 현대차(1조 2018억 원)와 삼성SDI(006400)(8831억 원), 기아(5496억 원), LG전자(4929억 원) 등의 순으로 사들였다.
일부 증권사들이 하반기 증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배경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있다. DB금융투자는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3000으로 제시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2400~2800을 예상했다. 투자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 자금은 장기가 많아 한 번 순매수세가 형성되면 1~2년간 지속될 수 있다”면서 “달러 강세 상황에서 향후 약세로 전환하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당분간 외국인 매수가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