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북미 자회사인 한화퓨처프루프에 1조 3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우주기술·액화천연가스(LNG)·태양광 등 사업에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의 전략자산 투자 및 지분 인수 계열사인 한화 퓨처프루프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증자 규모는 양사가 각각 6557억 원씩, 모두 1조 3114억 원이다. 한화퓨처프루프는 증자를 통해 확보한 투자금을 미국 내 우수 자산 및 회사에 대한 투자에 쓸 계획이다.
한화퓨처프루프는 3월 신설한 북미 투자 전문 계열사다. 한화는 한화퓨처프루프의 설립 목적을 글로벌 친환경 사업이라고 적시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한화가 북미에서 우주 및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 북미 법인의 핵심 역할 중 하나는 단계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사업 분야와 신기술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라며 “한화의 북미 지역 투자 대상은 항공우주, 방산, 첨단 제조, 인공지능, 친환경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북미 투자는 전태원 한화퓨처프루프 대표가 진두지휘한다. 전 대표는 2012년부터 한화그룹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6년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로 이직하고 다시 2021년 한화로 복귀했다.
업계는 한화퓨처프루프가 확보한 자금을 토대로 당장은 LNG나 재생에너지 사업과 같은 분야에 투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 대표는 한화의 미국 법인 총괄로 재직하면서 당시 북미 LNG 사업을 담당했다. 전 대표는 한화가 투자한 넥스트디케이드 이사회 이사도 역임했다. 넥스트디케이드는 미국 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LNG 개발 기업이다. 전 대표는 현재 한화가 북미에 투자한 REC실리콘(태양광), 항공모빌리티 기업 오버에어의 이사회 멤버로 있어 이 기업들에 대한 추가 투자도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의 주요 계열사들이 23일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을 최종 인수하며 LNG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설계와 건조에 경쟁력이 있다. 한화그룹은 기존 LNG·암모니아 등 에너지·소재 역량 및 한화오션이 가진 생산 설비, 운송 역량과 시너지를 내 ‘그린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한화오션 설립 후 LNG 운송과 같은 해상 화물 운송 사업을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태양광 분야 투자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은 3조 2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밸류체인 생산 라인을 확보했다. 모듈 생산 능력도 8.4GW로 늘리기로 했다. 여기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1조 원 이상의 세금 감면 혜택도 받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아직 투자 대상 기업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