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첫 실전 발사에 성공했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6시 24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위성 8기(주탑재위성 1기, 큐브위성 7기)를 싣고 발사돼 2분 5초 뒤 1단을 분리하고 다시 2분여 뒤 2단을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 주요 7개국(G7)에 들어갔음을 선언하는 쾌거”라고 밝혔다.
누리호 3차 발사는 1·2차 발사 때 더미 위성이나 성능 검증 위성을 탑재했던 것과 달리 실용급 위성을 탑재한 최초의 실전 발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기업들의 주도적 참여로 이뤄진 실전 발사 성공은 민간 중심의 우주개발 시대를 열어갈 마중물이 될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체계종합기업’으로서 발사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누리호에 실린 실용급 위성은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 민간 기업들이 만들었다. 추후 진행될 4~6차 발사에서도 민간의 참여 폭을 확대해 위성 제작과 발사 서비스부터 우주 탐사, 우주 자원 활용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내야 한다.
우주 산업화의 큰 그림은 이미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이 발표한 ‘미래 우주 경제 로드맵’에서 제시됐다. 5년 내 독자 발사체 엔진 개발, 2045년 화성 무인 탐사기 착륙 등이 우주 경제 강국 실현을 위한 당면 과제들이다. 하지만 ‘한국형 나사’로 불리는 우주항공청 설립은 여야의 정쟁으로 표류하고 있고 민간 소형 발사체 발사장 구축 사업은 2년째 환경 규제에 가로막혀 심의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누리호 성공을 계기로 ‘한국판 스페이스X’ 같은 기업의 출현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우주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미래 먹거리다. 모건스탠리는 우주 경제가 2040년 1조 1000억 달러(약 146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러시아·중국 등 우주를 선점한 나라들을 따라잡으려면 로드맵만으로는 부족하다. ‘5대 우주 강국’의 꿈을 현실로 만들 컨트롤타워를 바로 세우고 기업들이 맘껏 뛸 수 있도록 모래주머니를 제거해줘야 우주 산업화로의 도약을 앞당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