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바닥을 기고 있다.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치를 밑돌자 중국 증시도 리오프닝 기대감에 따른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기 때문이다. 올해 한때 수익률이 25%에 육박했던 과학창업판 ETF마저도 최근 한 달간 10% 넘게 떨어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4월 25~5월 25일) ‘과창판STAR50’지수를 추종하는 ETF 4종의 수익률은 평균 -10.09%를 기록했다.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10.55%)’의 수익률이 가장 낮았고 이어 ‘SOL 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합성)(-10.42%)’ ‘ACE 중국과창판STAR50(-9.80%)’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9.58%)’ 순이었다. 이들 ETF는 4월 말까지만 해도 연초 대비 수익률이 25%에 달했다.
과창판STAR50지수는 2019년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SSE)에 설립된 신시장인 ‘과학창업판’ 내 대형주 50개를 뜻한다. 성장주 위주로 구성돼 있어 ‘중국판 나스닥’이라는 별명도 있다. 중국 당국이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반도체 등 기술 산업 관련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자 4월 말 1165 선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악재에 하락을 거듭해 이날 기준 1030 선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이외에도 상하이·선전 대형주에 투자하는 ‘KODEX 차이나CSI300(-6.55%)’, 중국 바이오주에 투자하는 ‘TIGER차이나바이오테크SOLACTIVE(-9.57%)’ 등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대다수의 ETF가 손실을 기록했다.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고 중국 ETF 중 수익을 낸 것은 ‘KODEX차이나2차전지MSCI(합성)(1.24%)’뿐이었으나 이마저도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93%)에는 미치지 못했다.
중국 ETF의 성과가 부진한 것은 중국 증시가 리오프닝 기대감에 연초 바짝 올랐다가 기대 이하의 경기 지표에 상승분을 도로 반납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4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중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박수현 KB증권 신흥시장팀장은 “하반기 중국 내수 소비가 청년층 고용 회복과 더불어 본격적인 정상화 구간에 진입할 경우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신뢰가 중국 주식 저평가 해소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홍콩보다는 본토 주식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