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은 NH, 디테일은 KB’
26일 NH투자증권의 ‘나무증권’과 KB증권의 ‘마블(M-Able)’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다이렉트 인덱싱을 체험해 본 후 기자가 내놓은 한줄평이다. 다이렉트 인덱싱이란 나만의 지수를 직접 만들어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기존 ETF와 달리 본인 취향에 따라 특정 종목을 제외하거나 추가할 수 있어 금융투자 업계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 외에도 한화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서비스 출시를 검토 혹은 준비 중이다.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서비스를 내놓은 NH는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인터페이스(사용자 접근 편의UX·UI)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앱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총 14개의 기본 지수(한국시장 기본 지수 3개, NH iSelect 지수 11개)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선택지가 비교적 적지만 초보자 입장에선 오히려 운신의 폭이 좁아 혼란이 덜한 장점도 있다.
지수 선택 후 나만의 ETF를 만드는 과정도 비교적 간편하다. △내 마음대로 편집하기 △주식 비중만 변경하기 △지수 그대로 따라하기 등 3가지 옵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투자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면 첫번째를, 초심자라면 두 번째 혹은 세 번째를 고르면 된다. 첫 번째 옵션 역시 테마·업종·스타일별로 나뉘어진 선택지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투자 컨셉(항목별 최대 3개)을 고르면 돼 어렵지 않다. 지수 완성 후에는 내가 선택한 투자 컨셉 및 그에 따라 생성된 포트폴리오와 구성 종목들의 비중을 원 및 막대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지난달 갓 서비스를 내놓은 KB증권은 NH가 비교적 약한 ‘디테일’에 승부를 걸었다. 메인 화면에 들어가자마자 600여개에 달하는 방대한 지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그 방증이다. 테마·업종·국내 대표지수는 물론 오하마의 현인(가치투자)·월가의 영웅(성장주 투자) 등 대가들의 투자 전략을 본뜬 지수들도 여럿 준비해 놨다.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알고리즘 ‘마이포트(MYPORT)’를 개발한 KB자산운용 측은 “인공지능(AI)을 지수 제작에 활용한 덕분에 압도적으로 많은 지수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했다.
나만의 지수를 만드는 단계에서도 높은 자율성이 보장된다. 크게 △프리셋 투자(초보용) △간편 투자(중급자용) △프로 투자(전문가용)으로 나뉘는데, 프로 투자의 경우 이름에 걸맞게 총 9개 팩터의 150여개 세부 값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다. 세부적인 수식들이 즐비해 초심자는 사실상 접근이 어렵다는 건 단점이다.
시뮬레이션 기능은 두 증권사 모두 제공한다. 지수 제작을 마친 후 해당 지수의 지난 6개월·1년·3년 간의 성과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수익률은 물론 변동성, 샤프지수, 최대하락폭(MDD)을 벤치마크 지수(코스피, 코스닥)와 한 눈에 비교해볼 수 있다. 이외에도 KB가 전략스타일 분석·리밸런싱 내역 등 NH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분석을 추가로 제공해 보다 자세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만 ETF와 달리 다이렉트 인덱싱의 경우 최소투자금액의 문턱이 높다는 건 걸림돌이다. 기존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상품이더라도 KB증권은 최소 100만 원, NH투자증권은 200만 원을 투자해야 한다. 옵션을 다수 추가했을 경우 최소투자금액은 1000만 원까지 치솟기도 한다. 투자를 막 시작하는 초보자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다. ETF 여러 개에 분산 투자하는 게 훨씬 더 가성비 좋은 전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