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장주기 ESS' 4000조 시장 열려 "신기술 확산 막는 규제 풀어야" [지구용리포트]

■에너지 대전환 시대 과제는

韓, 2036년까지 최대 39조 투입한다지만

VRFB는 안전성 입증 테스트 원천불가

신재생 활성화 발맞춰 경쟁력 강화 시급





바나듐레독스플로배터리(VRFB) 에너지저장장치(ESS)처럼 에너지 저장 용량이 커서 정격출력으로 최소 4시간 이상 장시간 방전이 가능한 ESS를 ‘장주기 ESS’라고 부른다.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증가로 장주기 ESS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 정책도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월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6년까지 전국에 26.3GW 규모의 ESS 설비를 구축하는 데 최대 45조 40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장주기 ESS(양수 발전 제외)의 설치 규모는 20.85GW(22조 8000억~39조 원)다. 당장 올해 제주도에서 160㎿ 규모의 장주기 ESS 사업 입찰이 예고돼 있다.



해외 주요국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2022~2024년 사이 3억 8000만 달러(약 5046억 원) 규모의 장주기 ESS(리튬이온배터리 제외) 지원금을 투입 중이며 2026년까지 1GW 규모의 장주기(8시간 이상) ESS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는 204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5~2.5TW 규모(1993조~3987조 원)의 장주기 ESS가 설치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한신 에이치투 대표는 “아직도 ESS 사업에서 리튬이온배터리(LiB) ESS에만 문을 열어줘 신기술 확산을 막는 경우가 많다”며 “ESS의 안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테스트를 VRFB는 아예 받을 수 없게 설계돼 있는 등의 규제도 여전해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장주기 ESS 기술로는 VRFB 외에 압축공기 저장, 수소에너지 저장, 액화공기 저장, 중력 에너지 저장 등이 있다. 그러나 압축공기 저장의 경우 공기를 저장할 지형적 조건(지하 동굴 등)이 필요하고 중력과 수소에너지 저장은 에너지 손실 등 여전히 기술 성숙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다. 양수 발전은 오래 전부터 자연 환경 요소를 ESS처럼 활용하고는 있지만 가파른 지형, 풍부한 물 같은 조건이 필수인 데다 생태계 훼손 우려도 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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