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진술하는 姜에 돈줄·수수자 추적하는 檢…판도라 상자 열리나[안현덕 기자의 LawStory]

강래구 전 위원 기소…돈봉투 의혹 2라운드

檢, 강 전 위원 사건 전반 관여했다고 판단

사실대로 진술하고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

자금의 출처·실제 받은 의원 특정 등 겨냥

향후 릴레이 현역 의원 소환도 가시화될 듯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가 지난 8일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앞서 법원은 검찰의 영장 청구를 한차례 기각했다. 연합뉴스‘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가 지난 8일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앞서 법원은 검찰의 영장 청구를 한차례 기각했다. 연합뉴스




검찰이 강래구(58)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을 기소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가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강 전 위원이 살포에 관여한 자금 가운데 6000만원이 20개 봉투에 300만원씩 담겨 현역 의원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이 향후 돈이 어떻게 조성됐는지, 수수자가 누구인지까지 특정하기 위한 보완 수사를 계획 중이라 이른바 ‘검은 돈’을 둘러싼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6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로 강 전 위원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지난달 12일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에 착수하고 관련자를 기소한 건 강 전 위원이 처음이다. 강 전 위원은 2021년 3~5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송 전 대표 경선캠프 관계자들과 공모해 전당대회에서 총 9400만원이 뿌려지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강 전 위원이 당 지역본부장들에게 선거운동 활동비를 제공하자며 캠프 관계자들에 지시·권유하고, 이른바 스폰서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아 돈 봉투를 마련하는 등 사건 전반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그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캠프의 조직본부를 담당한 비선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의 보완 수사 과정에서 그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강 전 위원은 최근 현직 국회의원들에게 살포된 돈봉투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술을 내놓고 있다고 알려졌다. 검찰이 앞서 강 전 위원에 대해 ‘추가 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거나 ‘대체적으로 본인 행위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힌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강 전 위원은 돈봉투 의혹과 별도로 2020년 9월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수자원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에 대한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다만 검찰은 강 전 위원 공소장에 구체적으로 어떤 의원에게 전달됐는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또 강 전 위원이 지역본부장과 지역상황실장에게 직접 돈봉투를 제공한 혐의도 수수자에 대한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 기소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또 송 전 대표가 캠프 활동에 대해 지시·보고한 것으로 역할은 일부 기재했으나 공모관계로는 적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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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수수자·자금원 특정 등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사 범위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현역 의원들에게 전달된 자금 중 일부가 캠프에서 마련한 돈으로, 지역본부장들에게 전달된 나머지 자금은 지역위원장을 지낸 인사가 구한 돈으로 보고 있다. 또 이들 자금에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 후원금 등이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치 않고 있다. 여기에 20개 돈봉투가 실제 현역 의원들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도 증거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 측은 돈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들과 관련해 국회 사무처 등에 요청해 동선 등 증거자료를 수집, 전달 경위를 파악한다는 것이다. 이후 관련자에 대한 소환조사 등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강 전 위원이 의혹에 대해 차츰 진술을 내놓고 있는데 따라 당시 자금이 어떻게 조성되고, 뿌려졌는지, 여기에 누가 지시했고, 보고를 받았는지까지 수사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며 “검찰은 우선 스폰서 사업가 김씨가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또 그 외에 다른 자금원은 없는지 등까지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검찰은 동선 등을 기준으로 돈봉투를 받은 현역의원 등 실제 수수자들이 특정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내달 중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릴레이 소환 조사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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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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