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률을 놓고 사측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아시아나항공(020560) 조종사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에 나선다.
조종사노조는 23일∼28일 조합원 1095명이 참여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2.39%(874표)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조종사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은 바 있어 이번 투표 결과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노조가 실제 쟁의에 돌입하면 2005년 이후 18년 만의 파업이다.
조종사노조는 전날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다음 달 7일 발대식을 열고 쟁의행위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는 비행 전 약식으로 진행하던 캐빈 합동 브리핑을 철저히 진행하는 등 합법적인 규정 내에서 비행기를 지연시키는 준법 투쟁을 우선 시작해 쟁의 강도를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넘게 임금 협상을 이어왔지만 인상률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조종사노조는 10%대, 사측은 2.5%의 임금 인상률을 각각 제시했다.
최도성 노조위원장은 “이번 투표 결과는 코로나19 기간 임금 삭감을 감내하며 승객의 안전을 위해 운항에 전념한 조합원들의 희생을 배반한 회사에 대한 분노를 보여준다”며 “사측이 임금 협상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다면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사측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 통합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되는 중요한 시점에서 조종사노조가 교섭 미타결 책임을 회사에만 돌리며 쟁의행위 가결로 이끌어 간 것이 안타깝다”며 “그래도 회사는 노조와 대화 창구를 유지하며 원만한 교섭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