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기간에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워준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팬데믹 이후 찾아온 고물가·고금리 탓에 빚을 갚지 못한 소상공인이 늘어나면서 보증 재원이 고갈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1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지역신용보증재단 대위변제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출받은 소상공인 대신 지역신보가 갚아준 자금이 올 들어 4월 말까지 4313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금액(5076억 원)의 85%에 육박했다. 소상공인이 폐업 등으로 대출을 상환할 수 없어 지역신보가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율(부실률)은 3.0%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실이 정점에 이르렀던 2012년 대위변제율 3.0%와 같은 수준이다. 지역신보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5년에는 대위변제율이 5.1%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정부의 소상공인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가 종료되는 9월 이후에는 대출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지역신보의 재정 부실이 빠른 속도록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 금융 전문가는 “지역신보는 보통 연간 4000억 원대의 대위변제을 해왔는데 올해는 4개월 만에 이미 4300억 원을 넘어섰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보증 재원이 모두 소진돼 대위변제는 물론 보증 지원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