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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선의 시스루] '닥터 차정숙' 불륜·혼외자식 막장 요소 넘은 공감의 힘

[리뷰]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

불륜 등 막장 요소 있지만

50대 주부의 레지던트 도전기로 공감과 감동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 주연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서울경제스타 현혜선 방송 담당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닥터 차정숙' 스틸 / 사진=JTBC'닥터 차정숙' 스틸 / 사진=JTBC





시청률 4.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기준)로 시작했던 '닥터 차정숙'이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청률 20%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작품을 향한 시청자들의 호응은 열렬하다. '닥터 차정숙'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저력은 평범하지 않은 상황 속 펼쳐진 공감 덕분이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임종화)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차정숙은 오랫동안 미뤄왔던 레지던트에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 하필 지원한 곳이 남편 서인호(김병철), 아들 서정민(송지호), 그리고 남편의 내연녀 최승희(명세빈)가 있는 대학병원이다.



서인호와 최승희는 차정숙이 레지던트를 포기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수포로 돌아가고, 차정숙은 자신이 병마와 싸웠던 만큼, 서툴지만 환자들을 진심으로 대하며 성장한다. 그러던 중 서인호와 최승희의 혼외 자식인 최은서(소아린)가 이들의 관계를 폭로하고, 차정숙은 큰 충격을 받고 이혼을 결심한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차정숙의 병이 다시 발발한다. 차정숙의 홀로서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



'닥터 차정숙' 스틸 / 사진=JTBC'닥터 차정숙' 스틸 / 사진=JTBC


불륜, 혼외 자식, 비밀과 거짓말, 폭로의 연속 등 소위 '막장 드라마'에서 볼 법한 소재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를 불편함 없이 받아들인다. 이는 각 캐릭터의 속 사정과 행동의 이유가 시청자들에게 설명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랜 시간 동안 불륜을 저지르고, 아이까지 있는 서인호와 최승희는 욕을 먹기 충분한 캐릭터다. 그러나 자식에게 진심인 서인호, 최승희의 마음 만큼은 응원을 받고 있다. 서인호는 아들의 실수를 덮기 위해 최승희를 등지고, 최승희는 아빠 없이 자란 딸에 대한 안타까움에 괴로워한다.

50대 차정숙이 20대와 함께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한 점도 자칫 민폐로 보일 수 있으나 공감으로 중화된다. 극 초반 차정숙은 환자에게 실수를 연발하지만, 자신이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만큼 누구보다 진심으로 대한다. 진상을 부리는 기업 회장을 위로하고, 이로 인해 병원에 큰 기부금을 가져오기도 한다.

'닥터 차정숙' 스틸 / 사진=JTBC'닥터 차정숙' 스틸 / 사진=JTBC


이런 차정숙의 도전은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응원으로 다가간다. 수많은 주부들이 20년의 경력 단절을 딛고 홀로 서기에 성공한 차정숙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 돈을 벌게 되면서 친정 엄마에게 용돈을 주고, 딸의 학원비를 마련하는 차정숙의 당당한 발걸음이 카타르시스를 준 것이다. 누군가는 '50대에 무언가를 시작하기 늦었다'고 하고, 차정숙의 이야기는 판타지라고 할 수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위로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모든 것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단추는 엄정화의 열연이다. 엄정화는 따뜻하고 발랄한 차정숙의 모습부터 남편의 외도를 알고 모든 걸 잃은 듯 오열하는 풍부한 감정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판타지로 보일 수 있는 차정숙을 땅에 붙이고, 발을 디디게 만들면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한다.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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