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를 향한 대반격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접경 지역에서의 유혈 충돌과 빈번한 공습 등으로 고조된 군사적 긴장감이 이번 공격으로 극에 달하며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5일 성명을 내고 전날 아침 동부 도네츠크주 남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2개 전차 대대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이를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적의 목적은 가장 취약해 보이는 5개 구역에서 방어선을 돌파하려는 것이었지만 임무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병사 약 250명을 사살하고 전차 16대와 보병 전투차 3대, 장갑차 21대 등을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군 대변인은 “관련 정보가 없다”며 "어떤 종류의 가짜 뉴스에 대해서도 코멘트하지 않는다”며 대반격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역시 해당 공격이 '재반격 작전'의 시작을 뜻하냐는 로이터통신의 질문에 "전쟁은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계속된다"고만 응수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사실상 대반격의 서막이 올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봄철 해빙기가 끝나 땅이 굳고 서방이 지원한 최신 전차 등도 잇따라 도착하며 대반격의 ‘적기’가 다가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공세 소식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역공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점도 설득력을 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대반격 작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며 “우리가 성공할 것으로 강력히 믿는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전날에도 “작전은 침묵을 좋아한다. 시작 신호는 없을 것”이라며 반격 작전이 조용하게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로이터는 “두 달 동안 소강상태에 들어갔던 러시아는 5월 초부터 대대적인 공습을 펼치기 시작했다”며 최근 변화한 전쟁 분위기를 소개했다. 러시아군은 대반격을 염두에 둔 듯 지난달부터 수도인 키이우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쏟아부으며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달 모스크바에 가해진 드론 공습과 이달 초 우크라이나·러시아 접경 지역인 벨고로트주에서 일어난 친우크라이나 성향 민병대의 급습 등 러시아 본토에서도 무력 충돌이 발생하며 확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러시아가 완전 점령을 주장한 최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재탈환에 나섰음을 알렸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육군 총사령관은 “바흐무트 근처 러시아 진지 한 곳을 파괴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며 진격 소식을 전했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이날 바흐무트의 일부 지역을 다시 빼앗겼다는 사실을 인정해 러시아 군의 주장과 상반된 전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