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가 최장수 모델인 크라운을 51년 만에 한국에 다시 선보였다. ‘원조 사장님 차’로 불리며 대표적인 세단으로 자리매김했던 크라운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의 시장 변화에 발맞춰 크로스오버 타입부터 국내 시장에 출격한다. 도요타는 렉서스를 포함해 올 5월 판매량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3위를 차지했는데 이같은 실적 회복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세단 재해석…SUV 선호 고객 잡는다
곤야마 마나부 도요타코리아 대표는 5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세대 크라운을 국내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왕관을 뜻하는 단어에서 이름을 붙인 크라운은 1955년 도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출시된 후 도요타 브랜드 라인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선 지난 69년간 뛰어난 내구성과 효율성, 고급스러움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도요타가 한국에서 크라운을 출시한 것은 1972년 ‘뉴크라운S’가 단종된 후 51년 만이다.
도요타 측은 16세대 크라운에 혁신과 도전의 가치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도요타는 SUV를 선호하는 고객을 겨냥해 전통적인 세단에 대한 정의를 재해석하며 한국에선 크로스오버 타입을 먼저 선보였다. 크라운 타입은 크로스오버 외 세단·스포츠·에스테이트 등 총 네 가지에 달한다. 도요타는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차량의 실루엣부터 새롭게 디자인했다.
복합연비 우수…미래 지향적인 디자인 강조
크라운 크로스오버는 연비 효율성을 극대화한 2.5ℓ 하이브리드차량(HEV)과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등 총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된다. 2.5ℓ 하이브리드 모델은 복합 연비 17.2㎞/ℓ로 연료 소비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모던한 왕관 엠블럼을 비롯한 역동적인 전면 디자인과 일자형 발광다이오드(LED) 리어램프를 넣은 후면 디자인 등 전동화 모델 특유의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도 눈에 띈다.
인테리어는 아일랜드 아키텍처 컨셉으로 직관적이면서도 편안한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인스트루먼트 패널부터 도어까지 전체적으로 감싸는 형상으로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직관적이고 뛰어난 작동성을 실현한 12.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멀티미디어 화면 바로 아래에 공조장치 컨트롤 패널과 자주 사용되는 기능들은 물리 버튼으로 적용했다. 크라운 2.5ℓ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5670만 원이며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의 경우 6480만 원에 판매된다.
“나이테 전략으로 착실히 성장할 것”
도요타는 한국에서 크라운 등 신차를 계속 선보이며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곤야마 대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상황이 개선되는 등 요인에 힘입어 올해 판매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나이테처럼 조금씩 같은 간격으로 착실하게 한국에서 성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로 인사말을 전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도요타와 렉서스의 올 5월 판매량은 총 1603대로 메르세데스벤츠(6292대), BMW(6036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도요타와 렉서스는 각각 629대, 974대를 팔았다. 렉서스코리아는 렉서스다운 전동화를 위한 넥스트 챕터로의 도약을 목표로 오는 21일 렉서스 최초의 전기차(BEV) 전용 모델인 ‘RZ’와 7년 만에 완전 변경된 5세대 ‘RX’ 모델을 공식 출시한다.